X

정용진 인스타에 쏟아진 하소연…"미접종인데 이마트 못가냐"

남궁민관 기자I 2022.01.03 17:16:18

10일부터 3000㎡ 이상 대형마트·백화점 방역패스 도입
정용진 부회장, 갈비찜 사진 인스타에 올리자 하소연 폭발
업계 "출입문 최소화·인력 배치..다만 소비자 반발 어찌 못해" 우려
온라인 쇼핑 취약한 미접종 어르신들 불편도 우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2022년 새해를 앞둔 지난달 31일 갈비찜 사진 한 장을 올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에 때 아닌 토론의 장이 열렸다.

정부가 오는 10일부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없으면 3000㎡ 이상 대형마트와 백화점 출입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이 정 부회장 SNS에서 표출됐다. 당장 다음주부터 소비자들의 출입을 통제해야 할 관련 업계는 정 부회장 SNS를 바라보며 “국민들의 합의가 미흡한 결과”라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오는 10일부터 3000㎡ 이상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방역패스가 도입되는 가운데, 지난달 31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직원에 QR코드를 확인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당초 방역패스 적용에서 제외됐던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도입하기로 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물론 관련 업계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방역패스는 백신 2차 접종(얀센의 경우 1차 접종)을 완료 후 14~180일 이내이거나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지만 48시간 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음성 결과를 받은 이들에게 부여된다. 즉 이들을 제외하고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출입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을 찾은 소비자들은 “마트, 백화점 방역패스에 목소리를 내어달라”는 요청과 함께, “미접종인데 이마트도 못가고, 어쩔 수 없는 건가”, “장 보러도 못가면 어찌 살아야 하냐”, “(백신 접종은 )개인의 선택이지 왜 강요가 되나” 등 정부의 이번 결정을 비판하는 댓글들이 연이어 달렸다. 더군다나 온라인 쇼핑에 취약한 반면, 기저질환 등으로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의 경우 생필품을 구매할 통로가 막힐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나온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31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 방역패스를 비판하는 소비자들의 댓글이 달려있다.(사진=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쳐)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위드 코로나’ 당시 오픈했던 출입구를 폐쇄하는 등 통로를 최소화하고, 동시에 인력을 투입해 방역패스 발급 여부를 일일이 체크해 출입을 안내하는 방법 등을 고려 중이다”라면서도 “다만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누거나 음식을 먹는 곳이 아니라, 마스크를 착용한 상황에서 생필품을 사는 장소까지 출입을 제한하는 이유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부족하다. 미접종 어르신들의 경우 생필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대형마트와 백화점 업계는 방역패스가 도입되는 오는 10일 현장에서 소비자들의 반발 등으로 일대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방역패스가 없는 일부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김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매출 손실은 둘째치고 출입을 놓고 현장에서 벌어질 갈등은 업계가 손 쓸 수 없는 영역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반감은 업계가 설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분명 오는 10일부터 출입구에서 방역패스 없이 들어가겠다는 소비자와 직원들 간 갈등이 벌어질 텐데, 결국 현장 직원들만 피해를 입을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백화점 한 관계자는 “방역패스 본격 도입까지 남은 시간 동안 정부 차원에서 국민들을 잘 설득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3일 0시 기준 방역당국이 추산한 백신 2차 접종 완료자는 전체 인구의 83% 수준으로, 백신을 아예 접종하지 않은 ‘안티백서’거나 1차 접종만 완료한 이들은 17% 수준에 이른다. 또 2차 접족을 완료했더라도 180일이 지나 방역패스 유효기간이 만료될 이들도 45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