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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믿어도 되나…승인 보류·접종 연기 잇따라

방성훈 기자I 2021.02.15 15:57:59

유럽 대부분 55~65세 미만에만 권고
美·스위스는 승인 보류…멕시코는 60세 이상에 접종
고령층·남아공發 변이에 대한 효능 여전한 의구심
선진국 결정에 아프리카 국가들 도입 여부 고심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 다른 국가들은 고령층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관련한 주요 외신들의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대다수 국가는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접종 가능 연령대에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29일 유럽의약품청(EMA) 권고에 따라 18세 이상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EU 내 조건부 판매를 승인했다. 그러면서도 접종 연령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는 각국 판단에 맡겼다.

핀란드는 70세 미만, 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스웨덴·노르웨이는 65세 미만, 폴란드는 60세 미만, 벨기에·이탈리아는 55세 미만 접종을 권고했다. EU 비회원국들 중에서도 노르웨이는 65세 이상에겐 아예 접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스위스는 백신 승인 자체를 보류했다.

이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자에 대한 효능이 있는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임상시험 대상자 중 만 65세 이상 참가자는 10% 이하에 불과해 화이자·모더나가 각각 21%, 25%인 것과 비교하면 자료가 부족하다는 게 각국 정부의 판단이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심사를 미루고 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시험 도중 일부 이상 반응이 나와 시험이 잠정 중단되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처럼 대부분 선진국이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은 도입 여부를 놓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남아공발(發)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이 제한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판단을 미루고 있다.

옥스퍼드대의 최근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하는 방식으로는 남아공 변이로 인한 경증과 중등증 발현을 막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남아공은 이달 중순부터 접종을 개시할 예정이던 백신 접종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존 응켄가송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경증과 중등증 발현을 막지 못한다는 시험 결과는, 이미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전염이 확산된 국가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아닌)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배포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인도 공장으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처음 공급받게 된 멕시코의 경우 고령층 접종에 대한 효능 논란에도, 전체 1억 3000만명 중 12%를 차지하는 6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오는 4월까지 우선 접종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일각에선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것은 선진국 간 힘겨루기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영국은 EU와 결별을 선언했고, 화이자·모더나·존슨앤드존슨 등 미국 제약회사와 경쟁 관계에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미국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에 비해 유통·보관이 용이해 각국에서 인정받기 시작하면 시장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커 견제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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