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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권력 수사' 尹에 "중립 훼손" 곧바로 직격탄 날린 秋

최영지 기자I 2020.11.05 17:43:06

5일 국회 법사위서 "총장의 정치적 언행, 용납 안돼"
尹 "살아있는 권력 수사" 발언에 "정권 흔들기 바람직하지 않아"
법조계 "秋, 장관 아닌 정치인 행동하고 있어" 비판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날에 이어 5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스스로 중립을 훼손하는 언행을 지속하기 때문에 제가 지휘·감독을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총장이 정치적 언행을 하면 사법 집행에 국민 절반의 신뢰를 잃으므로 용납되지 않는다. 정부조직법이나 검찰청법상 총장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고 당연히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다만 추 장관은 최근 윤 총장과의 갈등에 대해선 “개인 갈등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윤 총장이 지난 3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신임 부장검사들에 ‘프랑스 혁명 이후의 공화국 검찰’을 강조한 것에 대해서도 직접 비판했다. 추 장관은 “민주적으로 변화하지 않고 있는 마지막 제도가 어디냐고 물으면 국민 대다수가 검찰이라고 할 것”이라며 “프랑스 혁명 정신을 망각한 채 차용했다는 것은 유감이고 역사적 정신에도 반한다고 생각한다”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에게 말한 ‘살아 있는 권력 수사’와 관련해 “부패하거나 권력형 비리를 저질렀을 때 엄단하라는 뜻”이라며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자녀의 입시 관련 표창장 사건은 권력형 비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수사를 통해) ‘정권 흔들기’, ‘정부 공격’, 정부가 가진 민주적 시스템을 망가뜨리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그것을 너무 멀리 나가기 전에 중립 의무를 지키도록 (장관으로서 검찰을) 지휘·감독할 책임이 막중하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이 지난 3일 신임 부장검사 교육에서 “살아 있는 권력 수사가 진짜 검찰개혁”이라고 발언한 데 대한 지적으로 해석된다.

이날 대전지검이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과정 의혹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한국가스공사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이것은 권력형 비리가 아닌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문제”라며 “정치인 총장이 정부를 공격하고 흔들기 위해서 편파수사, 과잉수사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조계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이처럼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검찰총장의 발언을 반박하는 양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일련의 행보를 장관이 아닌 정치인의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장관이라면 전체를 봐야 하는데 사안 하나하나만을 갖고 지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장관은 리더십을 발휘해 검찰 개혁과 검찰 조직 안정화에 힘써야 하는데 윤 총장의 공식석상에서의 발언을 매번 지적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이는 마치 윤 총장을 야당 대표로 보고 공격하는 여당 대표의 모습 같다”고 비꼬았다.

한편 윤 총장은 오는 9일엔 신임 차장검사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이후 전국 검찰청 순회 간담회를 계속 이어 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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