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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사업권 3차 유찰…인천공항, 수의계약이냐 4차 입찰이냐

김무연 기자I 2020.10.13 17:42:02

12일 입찰 참가자 적어 자동 유찰
수의계약, 4차 유찰 등 내부 논의 거칠 예정
신라·현대백免… ‘눈치보단 생존’ 일찌감치 발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인천공항공사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으로 3번째를 맞이한 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입찰이 또 다시 유찰된 탓이다. 현행법상 두 차례 입찰에 실패할 경우 임대인이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인천공항은 선뜻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3차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은 유찰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2일 면세업 입찰 사업서를 접수했으나 대기업 한 곳, 중소·중견기업 한 곳만 입찰서를 제출했다. 현행 공항면세점 입찰은 한 개의 사업영역에 두 개 이상 사업자가 복수로 입찰을 참여해야 경쟁 입찰을 거쳐야 한다.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은 사업구역은 자연 유찰된다.

면세점 업계는 현재 조건으로는 계약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면세점들은 인천공항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대규모 적자를 보더라도 공항 면세점을 운영해 왔다. 여기서 난 손실을 시내 면세점이 메워주는 상호 보완적 관계라 공항 면세점이 유지가 될 수 있었단 분석이다.

그러나 시내 면세점 특허가 대거 풀리면서 경쟁이 과다해졌고, 결국 중국 보따리상들을 유치하기 위해 할인율을 높이면서 시내 면세점의 이익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였다. 여기에 공항 이용객들도 온라인 면세점을 적극 이용하면서 공항 면세점의 매력도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면세접 업황 자체가 가라앉으면서 면세업계는 ‘상징성’보다는 ‘생존’을 택했다. 앞서 지난달 진행한 인천공항 면세점 재입찰에서 업계 2위 신라면세점과 신참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일찌감치 발을 뺐다. 다른 대형 면세점들도 현재 입찰 조건이 부담스러우면서도 인천공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단 지적이다.

한 대형 면세점 관계자는 “공항 이용객 급감으로 인천공항도 어려운 시점이라 주요 업체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건 인천공항으로선 난감한 상황”이라면서 “코로나 시기 입찰전은 단순히 최저 입찰가, 인천공항의 상징성 등이 아니라 인천공항과의 관계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인천공항공사는 수의계약을 진행해 6개 사업권의 새 주인을 찾거나 입찰 조건을 재조정해 4차 입찰에 나설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지난 12일 입찰 제안서를 낸 곳이 적어 자연 유찰돼 이날 따로 가격제안서는 받지 않았다”라며 “수의계약을 진행한다면 입찰 참여 업체 뿐 아니라 다른 면세점들에게도 모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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