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정찰위성 개발, 4개월 째 표류…LIG넥스원→KAI 사업자 변경 가능성

김관용 기자I 2018.04.09 16:27:12

425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LIG넥스원과 협상 결렬시
후순위 업체인 KAI 컨소시엄과 재협상 추진
"적기에 정찰위성 전력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일명 ‘사이오(425)’ 사업으로 불리는 우리 군의 정찰위성 연구개발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는 모양새다. 당초 지난 해 말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협상 조차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어서다.

9일 군 당국에 따르면 425 사업 주관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이하 ADD)는 체계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LIG넥스원(079550) 컨소시엄과 기술 및 조건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방위사업청 방위사업감독관실의 문제제기로 계약 절차가 중단된 상태. LIG넥스원 컨소시엄이 제안한 내용과 실제 협상 과정에서 제시한 성능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문제가 된 부분에는 위성 카메라의 촬영 능력 등 정찰위성의 핵심 기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후순위 사업자인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이하 KAI) 컨소시엄과 협상을 진행해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내용은 이날 송영무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110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보고됐다. 강환석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ADD는 우선협상대상업체인 LIG넥스원과 기술 및 조건협상을 했다”면서 “협상내용에 대한 방위사업감독관의 검증결과를 고려해 LIG넥스원과 협의를 하고, 최종 합의가 안 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2순위 업체인 KAI와 협상 예정임을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425 위성 개발 사업은 우리 군 독자의 정찰위성 확보 사업으로 ‘킬체인(kill chain)’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전력이다.
425 위성 개발 사업은 우리 군 독자의 정찰위성 확보 사업으로 ‘킬체인(kill chain)’의 핵심 전력이다. 킬체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발사 전 선제 타격하는 공격형 방어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기술협상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4개월 째 계약 체결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 425 위성에 탑재할 고성능 영상레이더(이하 SAR) 제공업체인 독일 에어버스 D&S와의 협의 문제와 무리한 사업 추진 일정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방사청 계획에 따르면 425 위성 1호기를 2022년 내 발사하는 것이 목표지만, LIG넥스원 컨소시엄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발사하는 것으로 일정을 6개월 가량 앞당겨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지연에 대해 강환석 대변인은 “방위사업청과 ADD는 적기에 군 정찰위성이 전력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425 사업: ‘사(SAR)’ 위성과 ‘이오/아이알(EO/IR)’ 위성의 합성어로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탑재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 및 적외선장비(IR) 탑재 위성 1기를 국내 연구개발하는 사업이다. SAR 위성은 국방과학연구소가, EO/IR 위성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관으로 개발되며 총 예산은 1조789억원이다. 425 위성은 선제타격체계인 킬체인(Kill-Chain)의 핵심 전력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조짐을 미리 파악하는 ‘눈’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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