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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12일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을 ‘신3당 야합’으로 규정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인중안 부결에 대한 반발 강도도 한층 높였다. 야당 측은 입법부가 문재인 정부의 오만과 독선을 견제한 것이라며 여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당 지도부가 선봉에서 상대방에 돌직구를 날리고 당 대변인이 논평으로 측면 지원하는 등 극한 대립을 계속했다. 단순한 상호 비방을 넘어섰다. 협상과정에서 오갔던 물밑조율 내용까지 폭로하면서 진실공방까지 벌였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이틀간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사법부 인사를 둘러싼 여야의 기 싸움이 당분간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與 지도부, 국민의당 정조준…국민의당, 秋 실명거론 반발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야권 전체에 날을 세우면서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자평하는 국민의당을 가장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소 20석 이상의 찬성표를 국민의당으로부터 확보했다는 자체판단과 달리 뒤통수를 맞았다는 것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백봉정치문화교육연구원 개원식 및 학술토론’ 축사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협치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김 후보자 인준 안 부결 뒤 “국민의당이 지금 20대 국회에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라고 한 것에 정면으로 반발한 것으로 해석된다.
추 대표는 “헌법 주관을 운운하면서 헌법기관으로서 헌법재판소장의 목을 날렸다”며 “‘그래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것이 이른바 캐스팅보트다’, ‘실력을 자랑했다’고 하면서 협치라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치세력이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 골목대장도 하지 않을 짓을 한 것”이라며 “국회가 헌법기관의 권한을 갖고 있다는 당당함을 내세워서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헌법재판소장 자리를 날려버린 것은 참으로 염치가 없는 소행”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추 대표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면서 반박했다.
양순필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민의당이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김이수 후보자를 부결시켰다는 추미애 대표와 민주당의 천박한 인식이 정말 안타깝다”며 “추 대표 본인이 자기 정치를 위해 폭력적 언사로 존재감을 과시한다고 해서 국민의당도 같은 수준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협상과정 진실게임도…우원식 “김동철이 20명 충분하다 얘기”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여당에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사퇴요구에 대한 답변이 오지 않아 부결결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당 중진 의원들이 모여 “지금 당장 박성진 후보자 임명을 철회하고 식약처장을 해임하는 성의를 보여 달라, 이렇게 요구를 했다”며 “어제 아침 김동철 원내대표께서 그러한 요구를 여권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답변을 주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2시 표결되는 그 순간까지 어떠한 답변을 들었다는 말씀을 원내 지도부로부터 못 들었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요구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며 박 전 대표 주장을 일축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표가 답변을 안 했다고 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우 원내대표는 “김동철 원내대표가 박성진 후보자와 류영진 식약처장,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세 분을 정리해 달라 했다”며 “그 다음날 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하고 있고 나머지 두 사람은 대통령 인사권이고 업무보고가 있어 안 된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오히려 “어제 점심때쯤 김동철 원내대표가 20명은 충분히 (찬성표가) 될 것 같다고 걱정이 없겠다는 얘기를 했다”며 오히려 국민의당이 거짓말을 했다고 공세를 취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역시 “민주당은 이제와서 다수 세력의 횡포 운운하며 야당을 비난하고 있다”며 책임을 전가한다고 여당에 공세를 취했다. 바른정당도 “민주당 태도에 관해서는 참으로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