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해외선 국내 보다 가격 높게 받을 수 있어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음식료 관련 종목이 포함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음식료·담배 지수는 이달 들어 7.7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3.9%를 크게 웃돌며 음식료 관련 종목은 시장 흐름보다 강세를 나타냈다. 종목별로 차이는 있으나 수출 비중이 비교적 높은 편인 농심(004370)(20.23%)·오리온(271560)(15.51%)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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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점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라니냐(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낮은 현상) 발생 시기가 지연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되리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제 소맥(밀) 가격은 하향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재료 비용 감소는 음식료 종목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의 추가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또 국내 식품의 수출 증가도 주가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과 함께 K-푸드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서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식품 기업들의 시장 침투율이 아직 낮아 신규 수요 창출 여력이 크다는 점도 외형적 성장 기대감을 키웠다.
해외 시장은 성장이 제한적인 내수 시장 대비 성장 가능성이 큰 데다 가격 측면에서도 기업이 필요에 따라 가격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가 크다. 국내에선 물가 상승 우려로 제품 가격 인상이 제한적이지만, 해외 시장에선 국가별 경제 상황에 맞춰 비교적 유연한 가격 정책을 적용할 수 있어서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은 인지도 확대를 위한 시장점유율 상승을 노리기 위해 저가 정책을 펼칠 수도 있지만, 높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고가 정책을 펼칠 수도 있다”며 “특히 미국과 같은 고물가 국가에선 평균 판매 가격이 국내보다 월등히 높아 미국 내 매출 비중 확대될 시 자연스럽게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엔 SPC삼립(005610) 등 개별 종목의 주가 강세도 식료품 종목의 전반적인 오름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SPC삼립은 제2의 ‘포켓몬빵’으로 불리는 ‘크보빵’ 흥행에 힘입어 최근 2거래일 사이 주가가 14.66% 올랐다. 크보빵은 올해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개막을 맞아 KBO와 SPC삼립이 협업해 출시한 제품으로, 출시 3일 만에 100만봉이 판매됐다.
아울러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경기 민감 종목에 대한 우려로 음식료 종목의 방어주 매력이 떠오르고 있고, 오는 31일 예정된 공매도 재개 전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고 실적 안정성이 높아진 음식료 종목으로 수급이 이동한 점도 주가 강세에 영향을 끼쳤으리란 분석도 나온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음식료 업종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면서도 밸류에이션 상승이 크게 나타난 종목이 존재하는 만큼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삼양식품의 밀양 2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전까진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고 실적 안정성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한 선별적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