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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의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4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와 만나 “(황 대표가)점점 야당이 뭔지를 느껴가고 있는 것 같다.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격려하면서 쓴소리도 더했다.
그는 “국민은 (황 대표가) 왜 갑자기 저렇게 단식을 하느냐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도 있겠단 생각도 든다”며 “싸움을 할 때는 왜 싸우는지 국민을 설득하고 싸워야 하는데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단식 이전에 해야 할 순서가 바뀌었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황 대표는 이미 조건부 연장된 지소미아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및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개정안 저지를 위해 단식투쟁 중이다. 박 전 의장은 황 대표가 국민에게 이런 목표를 더 뚜렷이 알리고 단식을 시작했어야 더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 셈이다.
박 전 의장은 최근 한국당 내부에서 부는 중진 용퇴 등 쇄신 목소리에 대해 “당이 발전하려면 건전한 비판세력이 있어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또 한국당을 ‘좀비 정당’이라고 비판하며 전원사퇴와 당 해체를 주장한 김세연 의원에 대해서도 “당연한 이야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세연 의원이 당연한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정당이 발전하려면 비판세력을 이단시할 것이 아니라 존중해야 한다”며 “왜 저 사람이 (당을)비판하는지 반성할 줄 아는 지도부가 돼야 당이 발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판을 비하하거나 반대세력으로만 몰아붙이면 발전성 없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한국당이 주최한 김영삼 대통령 추모행사에서는 여느 때보다 한국당을 향한 혹독한 비판이 나왔다.
특별강연자로 나선 홍성걸 국민대 교수(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는 “성공한 것 하나 없는 문재인 정권의 대통령 지지도가 40%를 오르내린다. 그런데 제1야당이라는 한국당은 한 번도 (민주당)지지율을 역전 못했다”며 “국민이 한국당을 ‘정권을 맡길 수 있는 대안 정당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신뢰를 완전히 상실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홍 교수는 “국민은 한국당을 썩은 물이 가득한 바가지로 보고 있다. 썩은 물을 버리지 못하면 통 자체를 버릴 수밖에 없다”며 “그것이 한국당과 여러 당원, 의원들이 처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홍 교수는 “(한국당에)드리고 싶은 말은 국민의 입장에서 선택하고 행동하란 것이다. 감동없는 정치는 화석”이라며 “황교안 대표가 추운날 단식투쟁이 나섰으나 조롱밖에 나오지 낳은 것은 단식투쟁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감동을 주지 못해서다”라고 말했다.
공천과 관련 홍 교수는 “대표를 포함한 모든 최고위원은 기득권을 버리고 공천 관련 모든 권한을 내려놔라. 또 외부 명망가로 구성된 독립된 공천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공천은 공천관리위원회에 백지 위임하고 모든 의원은 백지 위임장에 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도부는 공관위의 안을 승인 또는 부결 중만 결정하고. 특정인에 대한 전략공천도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