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조직위원회는 비용 절감과 친환경을 내세워 기존의 대규모 선수촌을 짓지 않았다. 하지만 숙소마다 생활 환경이 달라 숙박 격차가 경기력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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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41개 종목에 선수와 임원 1052명을 파견한다. 남자 농구와 주짓수, 사이클 등 5개 종목과 선수단 본부 임원은 컨테이너 선수촌에 머문다. 양궁과 탁구, 유도, 체조 등 18개 종목 선수들은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에서 생활한다. 대형 크루즈선인 이탈리아 선적 ‘코스타 세레나호’는 홍콩과 부산항을 거쳐 지난 14일 나고야항 긴조 부두에 들어왔다.
문제는 사전 일정으로 조금 일찍 나고야에 들어온 선수들에게 배정된 컨테이너 숙소다. 1동이 70㎡(약 21평) 규모로 최대 6명이 사용한다. 방 하나에는 선수 3명이 머물고 화장실과 샤워실은 함께 써야 한다. 침대 길이는 195㎝다. 조직위는 장신 선수를 위한 연장 매트리스를 준비했다. 하지만 키 2m가 넘는 농구 선수들에게는 여전히 좁고 불편하다.
시설 문제도 발생했다. 남자 농구 대표팀 변준형은 세면대 배관에서 물이 새 화장실 바닥이 물에 잠긴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살려주세요”라고 글을 올렸다. 지난 8일 나고야에 시간당 최고 104㎜의 폭우가 내렸을 때는 항구 인근 컨테이너 숙소에 있던 선수와 관계자 약 400명이 고지대로 대피했다. 한국 농구 대표팀은 훈련장에서 약 4시간 동안 발이 묶였다.
크루즈선은 상대적으로 시설이 좋다. 길이 290.2m, 11만4500t급인 코스타 세레나는 객실 약 1500개와 식당, 극장, 피트니스센터 등을 갖췄다. 조직위는 약 44억8000만 엔(약 390억 원)을 들여 이 배를 빌렸다. 태풍이 오면 흔들림이 적은 해역으로 이동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선상 숙박에 따른 흔들림과 경기장 이동 시간, 선수용 식단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수송 체계는 벌써 흔들리기 시작했다. 베트남 여자 배구 대표팀은 14일 나고야에 도착한 뒤 조직위 버스를 타고 엉뚱한 호텔로 이동했다. 결국 선수와 코치들은 여행 가방과 장비를 끌고 배정된 숙소까지 걸어가야 했다. 베트남은 18일 한국과 조별리그 D조의 사실상 1위 결정전을 치른다.
아시아 45개 국가올림픽위원회 대표들은 선수단장 회의에서 숙박과 수송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냉방과 소음, 침대, 식사, 이동 시간이 다르면 숙소는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니다. 메달 경쟁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경기 변수가 될 수 있다.
선수촌을 새로 짓지 않는 방식은 건설비를 줄이고 대회 뒤 시설이 방치되는 문제를 막을 수 있다. 이번 대회가 성공하면 국제 종합대회의 새로운 모델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비용을 아끼기 위해 발생한 불편과 위험을 선수들이 떠안아야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강조한 ‘지속 가능한 대회’라는 명분도 힘을 잃는다. 같은 국가대표지만 누구는 호텔에서, 누구는 크루즈선에서, 누구는 컨테이너에서 잠드는 대회. 출발선부터 공정한지를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