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제2사옥 1784 1층 로비에서 ‘2026년 통합교섭 킥오프’를 열었다. 이날 1784와 그린팩토리 등에서 근무하는 네이버 및 계열사 조합원 300여명이 현장을 메웠다.
행사는 네이버제트 임금동결 규탄 집회로 시작했다. 이어 통합교섭 필요성과 5대 요구안을 발표한 뒤 조합원들이 대형 현수막을 머리 위로 펼쳐 넘기는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네이버지회는 행사 직후 네이버 본사에 통합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하고 본격적인 교섭 요구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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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네이버제트의 ‘0% 임금인상안’이었다.
네이버제트는 지난 2월26일 올해 임금교섭을 시작했다. 네이버가 5월7일, 네이버제트의 모회사인 스노우가 5월21일 각각 잠정합의를 마쳤지만 네이버제트 사측은 5월29일까지 별도 안을 내놓지 않았다. 이후 6월24일 열린 5차 교섭에서 0% 인상안을 제시하면서 교섭이 결렬됐다. 두 차례 노동위원회 조정도 중지됐고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투표율 88.6%, 찬성률 98%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네이버제트뿐 아니라 네이버·네이버클라우드·스노우 등 다른 법인 조합원들도 피켓을 들었다. 이수운 네이버지회 사무장은 계열사가 다르더라도 “그 일이 언젠가는 나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으로 조합원들이 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이날 네이버제트 조합원의 호소문을 대신 읽었다. 그는 “236만5200시간. 제트 구성원 270명의 1년입니다”라며 “타운홀 미팅 한 번 없이, 방향을 말해 주는 사람 하나 없이, 표류하는 제페토를 우리 손으로 붙잡아 온 시간”이라고 말했다.
특히 네이버가 지난 8월4일 크림 유상증자에 13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한 점을 거론하며 계열사 자금 운용의 실질적인 결정권이 네이버에 있다는 주장을 폈다. 오 지회장은 “권한은 내가, 책임은 네가. 이게 맞습니까”라며 “막상 권한을 행사한 경영진은 책임지지 않고, 권한이 없었던 구성원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네이버지회는 네이버제트 문제와 관련해 9월 추가 행동도 예고했다. 오 지회장은 “8월까지 책임 있는 생각이 없다면 우리는 9월9일 더 큰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파업이나 집회 등 구체적인 방식은 아직 정하지 않았으며 네이버제트 조합원들과 논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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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지회는 네이버제트 사례가 현행 개별교섭 구조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한미나 네이버지회 부지회장은 “계열 법인의 핵심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주주와 이사회는 결국 모기업 네이버”라며 “지난 8년간 이어진 개별교섭 구조 속에서 계열사 간 처우 격차는 오히려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16개 계열사에서 약 150차례 교섭이 진행됐으며 노사가 투입한 시간만 1000여시간에 달한다. 한 부지회장은 “네이버 본사가 합의하기 전까지 계열사 사측은 입도 벙긋 못 하다가 네이버가 합의해야 비로소 움직이는 것이 현실”이라며 “가장 효율적으로 일해야 할 IT 기업에서 가장 비효율적으로 일하도록 만드는 것이 지금의 개별교섭”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이날 통합교섭의 구체적인 5대 요구안도 처음 공개했다. △전사 통합 경영 프로세스 개선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근무환경 개선 △안전·보건 제도 개선 △구성원 성장과 발전을 위한 복지제도 확대 △통합적 노사관계 구축 등이다.
전 계열사 구성원에게 네이버의 경영 방향과 비전을 공유하고 근무 시간·장소 선택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한편, 통합적인 산업안전보건 및 직장 내 괴롭힘 관리 체계를 마련해달라는 요구다. 주거안정 지원과 교육비 확대도 포함됐다. 임금과 성과급을 계열사 전체에서 일률적으로 맞추기보다는 네이버가 공통적으로 결정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근로환경과 복지 등의 영역부터 함께 교섭하겠다는 구상이다.
오 지회장은 “무의미하게 낭비되는 교섭 비용을 절감해 회사와 서비스의 성장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이것이 AI 시대 네이버가 맞은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바꾸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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