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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 은행들은 올 들어 중국 기업 IPO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약 4억1400만달러(한화 약 4906억원)의 수수료를 번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늘어난 것으로, 총 수수료의 43%를 차지한다.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각각 1억5100만달러와 7400만달러의 수수료를 중국 기업으로부터 벌어들였다. 이는 전체 수수료 수익의 절반을 차지한다. 제이슨 엘더 메이어 브라운 파트너는 “미국과 홍콩 증시에서 중국 기업의 IPO가 활발하다”며 “월가 은행의 수수료 증가는 중국 기업의 상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주 미 정부가 중국 기업의 뉴욕증시 퇴출까지 고려하겠다며 초강수를 뒀지만 중국 기업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미 재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금까지 미국 규제당국의 칼날을 피하는 ‘특혜’를 누려온 중국 기업들을 뉴욕증시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미 상장된 중국 기업들은 회계감사 자료를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내야 하고, 새로 상장하려는 기업들은 IPO 절차에서부터 회계자료를 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지난 5월 미 의회에서도 민주당과 공화당이 미국 감사 규정을 따르지 않는 중국기업의 미국 거래소 상장을 막는 ‘외국 지주회사 책임법’을 발의해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하지만 ‘꿈의 시장’에 상장하려는 중국 기업들은 활발하게 IPO를 진행 중이다. 이는 중국 기업의 ‘아메리칸 드림’ 의지가 여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PO 전문 변호사들은 “미국 시장의 유동성과 애널리스트들의 활발한 활동은 여전히 많은 중국 스타트업들에게 최고의 종착점은 월스트리트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했다.
한 투자은행 선임 전문가는 “지난 주 사건이 상장 장소에 대한 중국 기업의 견해에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벤자민 퀸란 퀸란 앤 어소시에이츠 최고경영자(CEO)도 “월가 은행과 고객 모두 중국 기업의 뉴욕증시 상장에 대한 미 행정부의 적대감에 불안을 느끼는 것 같지 않다”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