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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유승민 의원이 사실상 당선될 것으로 보이는데 김 대표가 핵심 역할을 했다.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를 말하며 국민이 심판해 달라고 했는데 미안한 마음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불편한 기류가 그의 ‘답변 보이콧’을 통해 우회적으로 감지됐다.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다.
이 밖에도 박 대통령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총 13차례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답변을 애써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김 대표는 ‘유 의원과 엮어 대통령에 대한 질문을 드리면 언급을 안 하는데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말씀 안 드리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과 관련한 질문에 계속 답변을 안 하겠느냐’고 하자 “안 하겠다. 질문하지 말아달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모두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침묵을 깬 건 박 대통령 존영 논란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을 때다. 한 패널이 ‘이거 대통령 관련 질문이 아니기 때문에 대답해야 한다. 정확히 말하면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 사진에 관한 질문’이라며 당 차원에서 탈당파 후보들에게 대통령의 사진을 반납해 달라고 한 일에 대해 묻자 김 대표는 “그동안 머리아픈 일 많이 있었는데 좋은 코미디 보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이른바 ‘옥새파동’으로 대통령과 각을 세운 김 대표로선 당장 분위기 전환을 하기도 그렇다고 기세를 몰수도 없는 입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대표가 대구 동을을 무공천 지역으로 남겨두면서 진박(진실한 친박) 후보인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총선에 나가지 못했고 유 의원은 당선이 확실시됐다. 선거를 앞두고 수도권과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 당 지지율이 빠지자 유 의원에 대한 동정여론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이날 출국한 박 대통령을 환송하지도 못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미국 핵안보정상회의와 멕시코 방문 일정으로 출국할 때 왜 환송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오늘 관훈토론회 때문에 공항에 나가지 못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달했고 원유철 원내대표도 선거운동으로 빠져 둘 다 나가지 못했는데 죄송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