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증권, 조선, 해운주는 일반적으로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문제가 불거지면 조정을 받는, 유럽 재정위기의 대표 피해주들이다. 그리스가 사실상 디폴트에 빠졌다면 일반적으로 이들 주가는 조정받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분위기가 조금 이상하다.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오후 2시10분 현재 현대중공업(009540)은 5.41% 상승 중이고, 대우조선해양(042660)은 6.77% 오르고 있다. 한진해운(117930)도 1.74% 상승 중이다. 삼성증권(016360)과 대우증권(006800)도 각각 1.28%, 2.95% 뛰고 있다.
그리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까지 갚기로 한 채무를 상환하지 못했다. 그리스는 서방 선진국 중 처음으로 IMF 채무를 갚지 않는 나라가 됐다. 하지만 그동안 유럽 재정위기의 피해주로 분류됐던 종목들이 오히려 동반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거꾸로 가는 시장’이다.
코스피 역시 무덤덤하다. 이 정도면 무덤덤 수준을 뛰어넘었다. 오히려 급등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코스피는 현재 1% 이상 급등세를 기록 중이다. 장중에는 지난달 2일 이후 한달 여만에 처음으로 2100선까지 터치했다. 지난달 26일 코스피가 그리스 충격으로 30포인트 가량 굴러 떨어지기 직전 종가였던 2090선을 불과 이틀만에 완벽하게 회복한 것은 물론 오히려 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한국 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지난달 29일에만 잠시 조정장세를 연출했을 뿐, 이후 급속도로 빠른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도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3% 오르고 있고, 대만 가권지수는 0.8% 상승 중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만이 0.4% 가량 빠지고 있을 뿐이다.
그리스 문제는 분명히 현재 진행형이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좋지 않은 소식이다. 어느 정도 경계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는 이슈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각종 숫자로 보여지는 시장 분위기가 크게 심각하지 않다면 지나치게 비관만 하고 있을 이유도 없다.
지난달 29일 1101억원을 팔아치웠던 외국인은 전날에는 이 절반 수준인 516억원을 순매도했고, 이날은 현재 82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리스 이슈에 가장 민감한 외국인들도 긍정적인 투자심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9일 그리스 때문에 발생했던 하락분이 모두 메워진 상태”라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측면은 있지만 법적인 디폴트도 아니고, 당장 바뀌는 부분이 많지 않아 시장에 낙관론이 퍼지며 충격이 빠르게 봉합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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