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전청조, 펜싱 학원 ‘성폭력’ 알고도 묵인했나

홍수현 기자I 2023.10.26 21:23:01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과거 행적으로 구설에 오른 전청조 씨와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가 그가 운영한 펜싱 아카데미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알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사진=뉴시스)
26일 JTBC는 펜싱 아카데미에서 근무하던 20대 코치 A씨가 여중생 한 명을 수개월 동안 성폭행하고, 여고생 한 명을 6개월 넘게 강제 추행했다는 의혹과 이를 남씨와 전씨가 묵인했다는 의혹에 대해 보도했다.

해당 사건은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지난 7월, A 코치가 숨진 채 발견돼 그대로 종결됐다.

매체는 펜싱 아카데미 대표 남씨와 아카데미에서 공동대표로 불리는 전씨가 경찰 신고가 있던 지난 7월 초 이전부터 A코치의 성폭력 의혹을 알고 있던 정황이 담긴 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남씨와 전씨, 학부모 7명 등이 A코치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 이야기한 지난 7월 4일 촬영된 것이다.

영상에서 남씨는 학부모들에게 “○○이(강제추행 피해 학생)와도 제가 단둘이 한두 번 정도 얘기를 나눴다. 무슨 일 있었냐? ○○이가 선생님(A코치)이 만졌고. 근데 저는 이게 ○○이한테 들은 얘기고. 뭐가 정보가 없지 않냐”라고 말했다.

이는 남씨가 이미 본인이 피해 학생을 만나 성폭력 의혹에 대해 들었지만, 피해 학생의 말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단 취지로 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남현희 씨와 피해 학생의 면담이 경찰 신고 6개월 여 전인 지난해 12월”이라고 했다.

(사진=JTBC 캡처)
국민체육진흥법 제18조의4 2항에 따르면 체육지도자와 선수, 그밖에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사람은 성폭력 피해 의심이 있을 경우 스포츠 윤리센터나 수사기관에 즉시 알려야 한다. 하지만 남씨는 해당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경찰 신고가 이뤄질 때까지 피해는 지속됐다.

이 밖에 남씨와 전씨가 학부모 7명 앞에서 계속해서 피해 학생의 실명을 언급하는 등 2차 가해를 행한 의혹도 담겨 있다.

전씨는 간담회 자리에서 남씨보다 먼저 나서 “(A코치가) ○○이랑 뽀뽀하고 안은 건 사실이다. 그리고 사실 한 가지 더 있다”고 말을 이어갔다. 당시 그는 아직 피해 사실을 알지 못하는 일부 학부모들 앞에서 실명과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거론했다.

한편 최근 전격 재혼을 발표한 남씨와 전씨는 보도 이후 전씨의 성별이 여성인 것과 과거 그의 사기 행각이 드러나며 파장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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