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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 "나라 위해 싸운 선조들 기억하는 건 후손의 도리"

김은비 기자I 2020.08.10 18:14:05

일제강점기 역사 다룬 만화 '35년' 완간
"독립운동가 알려야 한다는 사명에 집필"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일제강점기 기나긴 시간 동안 우리 선조들은 자신의 일신이 아니라 나라를 찾기 위해 치열히 싸웠습니다. 그들을 기억하는 건 후손된 최소한의 도리입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박시백 화백이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일제강점기 독립투쟁 역사만화 ‘35년’ 완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35년’은 일본에 강제 병합된 1910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 일제강점기 우리의 역사를 다룬 만화로 저자 박시백이 ‘조선왕조실록’ 만화 완간 후 5년간 자료 수집 및 치밀한 취재를 거쳐 이 책을 집필했다.
3년 만에 일제강점기 독립투쟁 역사를 다룬 만화 ‘35년’ 전 7권을 완간한 박시백(57) 화백은 “독립운동을 하다 세상을 떠난 선조들은 어떤 혜택도 받지 못했고 후손들도 어려움을 겪어야 했는데 우리가 기억조차 안해주면 너무 허무하지 않겠느냐”며 이 같이 밝혔다. 박 화백은 10일 책 완간을 기념해 서울 영등포구 광복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독립운동가들과 친일부역자들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책을 집필했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역사 속 인물들을 기억해야 한다는 박 화백의 집필 의도처럼 책 속에는 1000명에 이르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박 화백은 유독 기억에 남는 인물로 우리나라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를 꼽았다. 박 화백은 “손기정 선수는 시상대에 올라가서 월계수로 일장기를 가리고 일체 웃거나 밝은 표정을 보여주지 않아 거의 범죄자처럼 국내로 들어와 마라톤을 못 하게 됐다”며 “이후 해방 직전 여운형 선생의 건국동맹에 들어가 활동하면서 다시 역사 속에 등장하는데 그의 뜨거운 애국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화백은 독립운동가를 기억하는 일 만큼 반대편에서 친일 부역자를 기억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친일 부역자들이 우리 역사에서는 해방 이후에도 수십년간 주류로 살아왔고 그 후손들이 걸어온 길에 대해 여전히 지지하는 세력들이 강하게 힘을 가지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우리가 이제 와서 그들이 누렸던 부귀영화와 재산을 빼앗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들이 무엇을 통해 지금의 부귀를 누리는지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화백은 또 책의 2권 3·1 운동을 다룬 부분에 대해 특히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3·1운동을 단순히 유관순 열사라는 대명사로만 기억하는데, 3·1운동은 전 민족이 일어났던 세계 민중 운동사에 유례가 없는 대단한 과정”이라며 “3·1운동을 겪으며 사람들이 근대적 시민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3·1혁명이라고 봐도 되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박 화백은 책을 마친 소감으로는 3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세대를 이어가며 독립운동을 펼친 선조들에 대한 경이로움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박 화백은 “광복 75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독립운동가들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에서 열심히 치열하게 사는 것’이라는 시대 정신을 남겼다”고 전했다.

박 화백은 지난 2013년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작업을 끝낸 후 ‘35년’의 작업을 위해 국내외 독립운동 현장 답사 및 자료 수집·공부에 매진해 왔다. 5년 만인 2018년 1월 1권을 출간했다. 일제강점기 역사와 유관순, 윤봉길 등 꼭 기억해야 할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정리한 책은 우리에게 일제강점기 역사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짚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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