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으로 송금 요구하면 ′메신저피싱′ 의심해야″…경기북부경찰, 사이버범죄 주의보

정재훈 기자I 2021.03.15 19:35:19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지난 2월 경기도 의정부시에 사는 40대 여성 A씨는 동생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급히 송금할 곳이 있는 데 대신 송금해주면 갚아주겠다’라는 내용이었다. 이를 동생이 보낸 것으로 믿은 A씨는 불러준 계좌로 98만 원을 송금했지만 알고보니 동생을 사칭한 메신저피싱 사기범이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50대 남성 B씨는 군대에 있는 아들이 액정이 깨져 스마트폰을 서비스센터에 맡겼다며 문화상품권 10만 원권 8장을 대신 구매해 달라는 요구에 자신의 신분증을 사진을 보내 직접 결제하도록 했다. 아들은 제사이트 회원 가입을 대신하고 결제까지 유도해 결국 상품권 고유번호인 핀번호를 받아냈다.

하지만 알고보니 카카오톡 메신저를 보낸 사람은 아들을 사칭한 메신저피싱 사기범이었다.

지난 2월 경기 양주시에 사는 10대 여학생 C양은 같은 학교 다니는 친구로부터 페이스북 메신저로 안부 인사와 함께 ‘송금할 곳이 있는데 공인인증서가 안되니 급히 돈을 빌려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고 친구가 불러준 계좌로 돈을 송금했다. 이 역시 친구를 사칭한 메신저 피싱 사기범이었다.

메신저피싱 카카오톡 대화 내용.(사진=경기도북부경찰청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모바일 등을 통한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됨에 따라 메신저피싱 등 사이버사기가 증가하는 추세다.

15일 경기도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발생한 사이버사기 사건은 2020년 8305건으로 2019년 7785건에 비해 6.7% 증가했다. 이중 메신저피싱은 2019년 99건에서 2020년 486건으로 490% 증가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사이버사기’의 근절을 위해 사이버경제범죄 수사팀을 신설하고 지난 2월부터 ‘사이버사기 특별 단속’을 진행 중으로 현재까지 총 101명(구속 9)을 검거했다.

이에 따라 경기북부경찰은 타인의 메신저를 도용해 접속한 뒤 해당 메신저에 등록된 지인에게 금전을 요구하는 ‘메신저피싱’은 물론 채팅 어플 등을 통해 접근, 음란 행위를 유도한 뒤 화상 채팅에 필요한 어플이라고 속이며 악성코드를 유포하고 피해자의 휴대폰 주소록 등을 빼내 지인에게 음란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금전을 갈취하는 ‘몸캠피싱’, 해외 파병 군인 등을 사칭해 SNS로 접근, 이성적 관심을 가장한 친분을 쌓은 뒤 돈을 편취하는 ‘로맨스스캠’ 등 범죄에 대해 집중 수사를 전개할 계획이다.

경찰은 메신저피싱 관련 피해를 막기 위해 주소록이 저장된 사이트가 해킹돼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사이트 내 △비밀번호 수시 변경 △국내 및 타 지역 해외로그인 차단 설정 △2단계 보안 인증 설정 등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지인이나 가족·친척이 SNS상에서 공인인증서, 통장 분실 등을 이유로 금전을 요구한다면 반드시 전화로 사실 여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톡의 경우 등록되지 않은 대화 상대가 해외 번호 가입자로 인식되면 주황색 바탕의 지구본 그림이 프로필 이미지에 표시되고 ‘친구로 등록되지 않은 사용자입니다’라는 경고 문구가 나오는 것을 눈여겨 보고 금전 거래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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