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8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74억원)와 비교해 적자 폭이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5일 공시했다. 이로써 제주항공은 지난해 1분기 5년 연속 흑자를 끝으로 5분기 연속 적자 경영을 이어갔다.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하기 전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 274억원 실적과 비교하면 적자폭은 208.8% 늘었다. 지난 1분기 영업손실이 657억원임을 고려하면 지난 2분기 적자는 28.9% 더 늘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이전 한 달 넘게 국제선 운항을 했던 1분기(1~3월)와 달리 2분기는 국제선 운항이 사실상 ‘셧다운’ 되면서 적자 폭을 확대한 것. 이에 제주항공은 상반기에만 150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36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8.5% 감소했다. 순손실은 832억원으로 적자 폭이 182.1%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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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은 유류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가 많이 들어서 이를 고려하면 운항거리가 짧은 국내선에서 큰 이익을 거둘 수 없는 구조다. 게다가 국제선 운항이 원활하지 못해 모든 LCC가 국내선 운항에 집중하면서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출혈 경쟁이 발생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여객 중심인 LCC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로 그나마 화물 영업이 가능한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적자 폭을 상쇄하지 못한 것도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국제선 운항이 대부분 중단되고 국내선은 유례없는 경쟁 심화를 겪는 등 항공사의 업황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며 “향후 코로나19 관련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따른 정상적인 영업환경 회복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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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과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투입한 220억원가량의 자금의 회계처리 방안도 밝혔다. 제주항공은 “매도인(이스타홀딩스 외 2인)에게 지급한 주식매매계약금(119억5000만원) 및 이스타항공에 지급한 대여금(100억)의 적정한 회계처리와 관련해 외부감사인의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검토결과에 따라 회수가능성의 불확실성에 따른 대손충당금이 설정되면 당기순손실은 최대 약 180억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사항은 일회성 요인이며, 영업이익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LCC 1위 제주항공의 적자폭 확대에 조만간 실적발표를 앞둔 티웨이항공(091810)과 진에어(272450), 에어부산(298690) 등도 적자 확대를 면하지 못할 전망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전통적으로 항공업계의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의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LCC업계 관계자는 “7월부터 일부 국제선 운항을 재개하고 있지만, 여객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상태에서 3분기 장사도 어려울 것”이라며 “고정비를 조금이라도 줄이려 국내선을 확대하고 있지만, LCC간에 출혈경쟁이 이어지고 일부 노선 탑승률은 절반도 못미쳐 적자 폭을 키우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