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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대책위는 22일 오후 김용균씨의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바라며 노력해왔지만 정부는 아무런 답이 없다”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단식 농성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자식을 차가운 곳에 계속 놔둬야 한다는 게 참으로 힘들고 괴로운 일”이라며 “대통령께 직접 해결을 부탁드리는 심정으로 용균이를 데리고 태안에서 서울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미숙씨는 “서부발전에서 지난 8년간 12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는데 그때 제대로 안전조치를 했더라면 우리 용균이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생명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원청의 판단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하루빨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인권을 누리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단식에는 △김재근 청년전태일 대표 △김태연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 △이단아 형명재단 대표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등 6명이 참여한다.
최준식 위원장은 “곧 있으면 흩어졌던 가족이 다시 모이는 설 명절”이라며 “설이 지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 장례를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박석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인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약속했다”며 “하지만 20개월이 지나도록 공기업인 발전회사엔 비정규직 노동자가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수억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장은 “다시는 무참한 죽음이 없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상식적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44일이 지났다”며 “어찌 이렇게 잔인할 수 있는지 우리는 대통령과 정부에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민대책위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용균씨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까지 행진했다. 시민대책위는 김씨의 49재인 오는 27일 오후 3시 광화문 광장에서 제6차 범국민추모제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