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노동위원회가 9일 공개한 ‘4월 소식지’를 보면, 중노위는 C시설공단 산하 A정보도서관의 전문직 사서 3급 대표도서관장이던 K씨를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임금 삭감 조치로써 6급인 B도서관장으로 전직시킨 것은 부당하다는 판정을 지난 3월7일 내렸다. 중노위는 C공단 측에 K씨에 대한 전직을 취소하고 전직으로 인한 임금차액을 지급하라는 구제명령을 내렸다.
C공단 측은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라 주 2시간 단축근무 보장을 위해 업무 경감이 가능한 자리로 전직한 것이고 △직책수당 10만원이 감소했을 뿐이며 △K씨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으므로 부당 전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노위는 C공단 내규상 3급인 K씨는 임금피크제로 인한 근로시간 단축제가 적용되지 않으며, 업무경감 차원의 전직으로 보더라도 B도서관이 A도서관보다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업무량이 줄어든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또 3급으로 채용된 K씨가 6급으로 이동하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해야 할 정도를 현저히 벗어나 경력관리 측면에서 작지 않은 불이익이 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공단 측 팀장이 K씨를 만나 임금피크제와 관련한 면담한 사실은 확인되지만 전직에 대한 의견을 구하고 협의했다고 볼 만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아 신의칙상 요구되는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업무상 필요성, 생활상 불이익, 성실 협의 등에서 모두 K씨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번 중노위 판정은 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회사가 임금 삭감 조치 일환으로 업무강도가 낮은 부서로 근로자를 전직해도 전직의 정당성 여부를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여서다.
앞서 K씨는 지난해 7월 B도서관장으로 전직되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고 서울지노위는 11월 K씨 손을 들어줬다. 이에 C공단 측이 불복해 중노위에 재심신청을 했으나 중노위는 초심을 유지한 것이다. 중노위 판정에 이의가 있는 경우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으나 C공단 측이 소송전에 나섰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