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거듭 죄송", 불교계 "비 온 뒤 땅 굳어"…갈등 일단락

박기주 기자I 2022.02.16 19:49:55

이재명, 봉은사 예방해 불교계 인사들과 약 30분 차담
李 "해량하고 받아준 것 진심 감사"…정청래도 재차 사과
불교계 "진정성 있게 약속 실천해 달라"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민주당과 불교계 갈등의 봉합을 위해 직접 불교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불교계가 “비 온 뒤 땅이 굳는다”고 화답하며 양측의 갈등은 일단락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자승 스님 등 불교계 인사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봉은사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 후보는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를 예방해 조계종 전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을 비롯해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 용주사 주지 성문 스님 등과 차담을 나눴다. 비공개로 이뤄진 이 행사는 약 30분간 진행됐다.

그동안 민주당은 정청래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을 두고 불교계와 갈등을 빚어왔다. 이 후보는 이날 만남에서 이 갈등에 대해 사과하고, 최근 갈등이 봉합되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이날 차담 막바지에는 갈등을 촉발한 장본인인 정 의원이 참석해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날 동석한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차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는 여러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고, 크게 해량하고 받아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며 “오미크론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민생을 돌보고, 차별 없는 세상,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참석한 스님들은 진정성 있게 약속을 실천해달라고 당부했고, 비 온 뒤 땅이 굳으니 더욱 나라를 위해 애쓰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 의원의 방문에 대해 “방송이 오후 4시부터 있어서 끝나자마자 온 것”이라며 “스님들에게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렸고 정진하고 헌신하라는 말로 응원과 질책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범불교대회 추진위원회가 2월 말 행사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이 공식적으로 갈등 관계가 마무리된 것이고, 비공식이지만 후보자의 방문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이라고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후보 캠프는 지난 14일 사찰 소유 토지에 대한 규제 합리화 등 내용을 담은 불교·전통문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사찰에 대한 국가지원을 확대해 사찰 소유지의 국민 이용 불편을 해소하고 점진적으로 문화재 관람료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후보는 공약문을 통해 “군사정권에서 시작된 사찰지에 대한 각종 규제와 이로 인한 문화재 관람료 문제 등으로 불교계가 적지 않은 불편과 희생을 감내해 왔다”며 “한반도의 역사와 함께 하는 불교문화가 영구히 보존될 수 있도록 불교계와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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