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가 이날 착용한 ‘힘내라 대한민국’ 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한 마스크 제조업체에 주문해 만든 것이다. 식약처는 이 마스크를 200장 주문제작해 총리·장관들에게 지급했다. 마스크에 새겨진 ‘힘내라 대한민국’ 문구는 식약처가 아이디어를 내 디자인한 문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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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식약처는 지난 2일 마스크에 사용하는 교체용 필터의 품질기준 신설 내용을 담은 ‘의약외품에 관한 기준 및 시험방법 일부 개정안’을 고시했다. 고시에 따르면 앞으로는 식약처 인증을 통과한 필터 제품만 보급이 가능하다. 정전기 필터를 장착한 면마스크도 보건용 마스크에 준하는 방역효과가 보장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식약처가 총리·장관에만 지급했다는 설명과 달리 이날 정 총리 기자간담회에는 동일한 마스크를 한 총리실 간부들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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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달 말이 되면 마스크를 하루평균 1500만장까지 생산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이달 말쯤이면 (5부제일에)아무때나 가거나 주말에 공적 마스크를 사러 가도 이마스크 2장은 편하게 구입할 수 있게 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마스크대란이 벌어지자 정부가 공적물량을 일일 생산량의 80%로 늘리고 수출 제한 등에 나서면서 마스크 구입을 위해 늘어섰던 긴 행렬이 사라지고 수급이 빠르게 안정화된 건 사실이다. 정부는 국세청·관세청 등의 공무원들을 총동원해 마스크 제조업체가 공적 마스크 이외 다른 곳으로 반출하는지 매일 단속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는 마스크가 긴요하지 않거나, 어느정도 비축 물량이 있다면 구매를 자제하자는 전 국민적 자발적 움직임도 수급안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때만 해도 아무리 필터 교체용 면마스크라고는 하지만 총리와 장관들이 별도로 마스크를 주문제작해 착용하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정 총리를 비롯한 장관들은 ‘힘내라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찍힌 주문제작 마스크 쓰고 각종 정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공적 마스크 구입 요일제는 여전히 시행 중이고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마스크를 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마스크 한장을 구하려고 동분서주했던 기억이 생생한 국민들에게 별도 주문제작한 ‘힘내라 대한민국’ 마스크를 착용한 총리와 장관이 마냥 곱게 보이지는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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