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에 대한 관심과 배기가스 규제가 자동차 산업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배터리 기술이 좋아지며 항속거리가 긴 전기차가 속속 등장한다. 이어 수소연료전지를 쓰는 현대차 넥소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자동차 업체들은 너나 할것 없이 친환경차량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저리 비켜! 드디어 나온 현대 코나 하이브리드
현대자동차는 이달 7일 니로의 독주를 끝내는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2020 코나 연식변경 모델과 함께 코나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엔트리 트림에서도 많은 편의장비와 패키징 옵션으로 무장했다. 비슷한 옵션 구성으로 시작하는 니로와 비교해도 150만원 가량 저렴하다.
모든 옵션을 포함하더라도 3156만원이다. 동급 세그먼트 고급 트림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아 셀토스는 디젤 풀옵션을 기준으로 3349만원으로 193만원 더 비싸다. 현대 코나도 디젤 풀옵션 기준 3164만원으로 8만원 더 비싸다. 쌍용 티볼리의 최상위 모델은 3072만원으로 코나에 비해 84만원 저렴하다.
7일 기준 유가와 자가용 1일 평균 주행거리인 39.2km로 계산해봤다. 코나 가솔린 전륜구동 모델을 기준으로 공인연비로 비교해보면 6년이 채 되지 않아서 차액 상계가 가능하다. 티볼리 디젤모델과 코나 하이브리드 가격 차이는 단 2.7년 만에 뒤집어진다.
2급 저공해자동차로 받는 각종 혜택까지 포함하면 격차는 이보다 훨씬 빨리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가격정책을 공격적으로 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니로는 출시당시 넓은 실내공간과 높은 연비를 무기로 승부수를 띄웠다. 반면 코나는 운전의 재미를 연비와 함께 즐기라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니로와 코나의 가격 차이는 많게는 150만원부터 적게는 70만원까지다. 물론 니로가 더 비싸다. 하지만 둘의 공간 차이를 보면 납득할만한 수준의 차이다.
저렴한 가격과 작은 차체 좋은 연비가 모두 해당되는 차는 지금까지 니로가 유일했다. 이번 코나 하이브리드의 등장으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조금 넓어졌다.
두 차량의 성격을 보면 너무나도 극명하다. 니로는 무난하고 실용적인 차를 표방한다. 코나는 독특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차를 표현한다. 소비자 층을 나누겠다는 속셈이다. 현대·기아 자동차가 친환경 소형 SUV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망이 담겨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배터리 및 하이브리드 시스템 가격이 저렴해졌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두 개의 파워트레인이 들어가면 당연히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코나 하이브리드와 니로 모두 좋은 패키징 옵션과 각종 안전장비로 무장한다. 그런데도 기존 내연기관 가격대로 출시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소형SUV는 더욱 다변화 할 것이다.
반면 현대 베뉴 같은 소형 SUV가 사회 초년생의 첫 차로 자리매김 하고 있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시야가 넓고 가격이 저렴한 소형 SUV를 젊은 층에서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순하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상대적으로 운전이 쉬운 소형 SUV에서 세단으로 차급를 옮기는 경우는 드물다“며 ”앞으로 세단이 젊은층을 파고 들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며 소형 SUV 시장 확대를 전망했다.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구매층도 소형 SUV 시장의 주 타겟인 셈이다.
구매층이 다변화되면 차량의 성격도 다변화 해야 한다. 럭셔리를 표방하는 셀토스와 저렴함을 추구하는 베뉴로 그 변화는 시작되었다. 이제 현대·기아는 친환경 소형 SUV 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도 개척했다.
코나 하이브리드와 니로가 좋은 가격으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그 덕에 소비자는 좋은 선택지를 둘이나 얻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