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장모 최씨 재력 봐서"…동업자 '340억 위조 증명서' 믿은 이유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최모씨와 함께 통장 잔고증명소 위조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안모씨 일곱 번째 공판이 열렸다. 최씨를 믿고 돈을 건넸다가 못받았다고 주장하는 임모씨(84)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4)씨와 함께 통장 잔고 증명서 위조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은 동업자 안모씨가 14일 오전 의정부지법 1호법정에서 열린 재판을 마치고 법정 앞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임모(84)씨와 언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판은 14일 오전 10시 의정부지법 1호 법정에서 열렸다. 피고인인 최씨 동업자 안씨, 증인으로 임씨가 출석해 사건에 대해 진술했다.

이날은 최씨가 작성했다는 확인서 작성배경, 진위 등을 두고 피고인과 증인 진술이 이어졌다. 증인 출석한 임씨는 “위조된 잔고증명서와 최씨의 재력을 믿고 기소된 이들에게 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임씨는 “최씨가 가평 요양병원 관련 문제가 생겨 통장이 묶였고 통장에 돈이 있다는 잔고증명서를 안씨로부터 4장을 받았다. 평소 같은 모임을 한 최씨가 상당한 재력가로 알고 있었고 미시령 고개 정상 휴게소도 보유해 직접 가보기도 했다”며 위조된 잔고증명서를 믿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임씨는 “그런 상황에서 최씨가 발행한 당좌수표 지급기일이 다가올때마다 연기를 해달라고 해 그때마다 확인서를 받았다. 확인서를 받을때는 자신의 후배와 최씨, 안씨 등 세 사람이 만났다”고 주장했다.

임씨 후배라는 서모씨(61)도 증인으로 출석해 “확인서를 받을 때 자신을 포함해 최씨와 안씨 세 사람이 만났다. 최씨가 직접 자필로 확인서를 쓰고 도장을 찍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씨는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만 인정하고 확인서는 작성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재판 출석한 안씨가 “확인서를 위조했다”는 것이 최씨 입장이다.

안씨 증언이 자신들 주장과 엇갈리자 임씨가 안씨를 향해 욕설을 해 재판부가 제지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씨와 안씨는 2013년 4~10월 사이 경기 성남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은행에 347억원이 예치돼 있는 것처럼 잔고증명서 4장을 위조,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최씨는 안씨에게 속아 잔고 증명서를 만들어줬다고 주장하고 있고, 안씨는 최씨가 먼저 접근했다며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안씨 요청으로 최씨는 분리재판을 받고 있다. 안씨 다음 재판은 9월 열릴 예정이며 최씨가 증인으로 출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