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쇼핑(023530)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5.5% 감소한 5970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손실도 4650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송민희 한신평 연구원은 “오프라인 업태 전반의 성장정체,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정부규제 강화, 최저임금 상승폭 확대 등 비우호적 영업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형마트·SSM 부문 매출은 역성장하고 H&B 부문의 공격적 점포확장에 따른 비용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지난 2013년 1조8176억원이었던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지난해 9986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국내 부문의 수익창출력 약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의 올해 1분기 잠정 실적도 부진했다. 별도기준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0.9%, 30.0% 감소했다.
구조적인 영업환경 변화로 당분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송 연구원은 “민간소비 저성장 추이가 지속되는 가운데 온라인 유통채널 성장 및 소비자 구매패턴 다변화, 대기업 유통업체에 대한 정부규제 강화 등 비우호적 영업여건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쟁사 보다 소비자 패턴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늦어짐에 따라 실적 저하 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고 있는 점도 향후 실적 회복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수익창출력 저하, 투자부담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재무안정성 지표가 기존 신용등급(AA+)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중국마트 철수로 인한 홍콩홀딩스 재무지원(6800억원)과 이연매입채무 결제(5000억원)로 재무부담이 확대됐다. 송 연구원은 “해외부문은 이러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폐점 관련 비용 및 미회수 보증금 등으로 순차입규모 감소 폭은 제한적인 수준이었다”며 “온라인 사업 통합 및 대형마트·백화점 출점 등에 따른 투자자금 소요가 지속될 전망이라 경상적 현금흐름으로 재무부담을 감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말 기준 조정순차입금(별도)을 EBITDA로 나눈 지표는 3배를 초과해 한신평이 주요 모니터링 지표(Key Monitoring Indicators·KMI)로 제시한 하향가능성 확대 요건에 부합했다.
다만 분할전 채무로 롯데지주가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무보증사채의 등급은 `AA+(부정적)`을 유지했다. 송 연구원은 “롯데지주와 롯데쇼핑간 신용도 연계성이 약화됐다”며 “핵심 자회사인 롯데케미칼 신용도와 자회사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따른 사업위험 분산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롯데쇼핑의 신용도 하락이 즉각적인 그룹 통합기준등급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한신평은 롯데지주에 대한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유지한 채 금융자회사 매각을 비롯한 추가 지배구조 개편과 그에 따른 롯데지주 재무안정성의 회복 수준을 모니터링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