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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 “벤조디아제핀 과다복용”…의경 관리 제도 소홀 논란
경찰과 최씨가 입원해 있는 이대목동병원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 서울지방경찰청 4기동단 숙소에서 기상시간이 지나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고 식은 땀을 흘리는 등 이상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최씨는 7일 현재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한 상태다.
이대목동병원 측은 이날 오후 4시 기자회견을 열고 “최씨가 평소 복용하던 항불안제인 벤조디아제핀을 과다복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얼마나 많은 양의 약을 복용했는지 파악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최씨는 지난 3월부터 대마초 흡연 혐의로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기 시작해 지난 5일 불구속 기소 됐다. 경찰은 같은 날 최씨를 서울청 홍보담당관실 악대에서 4기동단으로 전출 조치했고, 최씨는 근무에서 배제된 채 부대 내에서 보직 대기 중이었다.
최씨의 주치의인 이덕희 응급의학과 교수는 “혈액 검사 및 소변 검사 결과가 좋지 않고, 의식도 여전히 회복되지 않아 중환자실 진료 기간이 더 필요하다”며 “이산화탄소 농도가 매우 높은데, 계속 상승할 경우 호흡 정지가 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씨가 의경부대원으로 복무 중 이같은 사고가 발생해 경찰의 부대내 약물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우울증을 호소하다 전입 석 달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공항경찰대 소속 고(故) 박모 의경(일경) 역시 지난달 13일 부대 내 화장실에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을 당시 바지 주머니에서 우울증 약봉지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박 일경의 유족은 “신경안정제나 우울증 약은 부대 차원에서 복용 과정을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아는데, 바지 주머니에서 약봉지가 발견된 점이 의문”이라고 말했다.
군부대에서는 수면제 성분이 함유된 신경안정제나 항우울제 등 약물의 복용을 해당 부대가 직접 관리·감독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은 수면제나 우울증 약 등 항정신성 약물을 처방받은 병사가 이를 복용할 시 해당 부대 소속 간부가 약물의 보관 및 복용 과정을 관리해야 한다는 의무 사항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警 “개인 처방 약 복용 관리 의무 규정 없어”
경찰은 의무경찰 관리 규칙상 대원 개인이 처방받아 복용 중인 약물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기 때문에 문제될 점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의무경찰 관리 규칙에 따르면 의무대에서 보급되는 약품은 1회 당 처방 받을 수 있는 약물의 양이 한정되어 있고 군의관이 처방 과정을 일일이 확인하고 관여해야 하지만, 대원 개인이 병원에서 처방받아 복용 중인 약물을 의무대가 별도로 보관하거나 복용 과정에 관여할 책임은 없다.
경찰 관계자는 “약물에 위험한 성분이 포함됐다거나 복용 시 일정량을 준수해야한다는 의사 소견이 있을 시 별도의 관리를 거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부대가 대원이 개인적으로 처방 받은 약물의 1회 복용량을 제한하거나 복용 과정을 관리해야 한다는 의무 사항은 따로 없다”며 “부대에서 대원 개개인의 상태를 파악해 상식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지 규정으로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부대 관계자들이 최씨의 정신 상태 등을 우려해 최씨가 5일 오후 10시 이 약을 복용할 당시 곁에 보호관찰대원을 배치했다”며 “최씨가 복용하는 약물에 위험성 있는 성분이 포함되었는지 여부 등은 해당 약물을 처방했던 의사 측 소견을 확인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 정신의학과 관계자는 “신경안정제 등 항정신성 약물은 수면제 성분이 들어 있어 과다 투약할 시 의식을 잃거나 오랜 시간 잠에서 깨어나지 않을 수 있다”며 “정신과 병동에서는 간호사들이 환자에게 전할 약의 투입량과 복용 시간을 일일이 확인해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