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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심야에 도지사직을 사퇴해 보궐선거를 무산시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를 거세게 비판하고 다음날 11일 중국의 우다웨이를 만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보수 후보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우선 심야 사퇴로 보궐 선거를 무산시킨 홍 후보를 맹비난했다. 이날 대전 바른정당 중앙선대위회의에서 유 후보는 “법을 전공하신 분이 국민들 앞에 당당하지 않게 꼼수 사퇴했다. 홍준표 방지법을 발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비판했다.
홍 후보가 ‘보궐선거에 드는 세금을 아끼고자 심야 사퇴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에 대해선 “세금이 그렇게 아까우면 그냥 재판 준비하고 도지사 계속하면 된다”며 “본인의 피선거권에 집착하고 경남도민 340만의 참정권을 박탈했다. 도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홍 후보는) 세금을 걱정할 자격이 없다”고 비꼬았다.
김무성 선거대책위원장도 “어제 홍준표는 자기가 후보로 있는동안 바른정당이 증발할 것이라고 폭언했다”며 “그러나 홍준표와 자유한국당이 청산되어야할 구태와 가짜보수의 전형이라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유 후보는 11일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대표 우다웨이와의 ‘깜짝’ 만남을 발표하며 ‘안보전문가’ 이미지 굳히기에도 나섰다. 누구보다 먼저 사드배치를 주장해온 만큼 사드배치가 중국의 안보와 아무 관계없는 방어형 무기라는 점을 알려 중국의 경제보복 중단을 촉구할 계획이다.
그는 “짧게는 사드문제, 길게는 한미동맹, 한중관계, 북핵미사일 등 전반에 대해서 제 입장을 설명 드리겠다”며 “(나아가)중국 측의 정확한 입장이 무엇인지, 트럼프-시진핑 회담 이후 앞으로 중국 정부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설명 듣고 우리 주장에 대해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틀 앞으로 다가온 천안 시의원 재보궐 선거에도 힘을 보탰다. 이번 선거는 바른정당이 치르는 첫번째 선거이자 대선 민심의 전초전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유 후보는 “누구보다 깨끗한 사람”이라고 도병국 바른정당 시의원 후보를 추켜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 외에도 시장 세군데를 돌며 밑바닥 민심을 훑는 데 집중했다. 오전 7시 반 대전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오전 11시 청주 육거리시장·오후 3시 천안 남산시장을 차례로 방문하며 거리 시민들과 만났다. 특히 상인들과 직접 눈을 맞추고 손을 맞잡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청주 육거리 시장에서 유 후보의 면전에서 직접 ‘배신자’라고 외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 극성 지지자를 만나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꼭 대통령 되달라” “확실히 밀어줄게” 라며 유 후보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천안 아라리오 조각 광장에서는 대학생들과 중장년층을 골고루 만나며 지지를 호소했다. 유 후보가 최근 출간한 정치 에세이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를 가져온 독자에게 친필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이후 천안 남산시장에서는 즉석에서 막걸리를 나눠 마시고 떡볶이·어묵을 먹으며 친근감을 어필했다. 거리에서 빨간 옷을 입은 시민과 사진을 찍을 때는 “홍 후보 찍지 마이소”하며 농담을 던지는 등 분위기는 시종일관 유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