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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소폭 늘었지만 남는 것 없는 장사
현대차는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16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5조1935억원으로 전년보다 18.3% 하락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도 1.4%포인트 하락한 5.5%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012년 8조4369억원, 2013년 8조3155억원, 2014년 7조5500억원, 2015년 6조3579억원에 이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감소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심각한 수준이다. 2011년 10.3%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5%로 5년새 반토막이 났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5.8%보다도 떨어졌다.
당기순이익도 5조7197억원으로 전년보다 12.1% 하락했다. 판매대수도 전년에 비해 2.1% 감소했다. 국내시장에서는 7.8% 감소한 65만6526대를, 해외시장에서는 신흥시장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1.2% 감소한 420만1407대를 판매했다. 판매가 줄었지만 매출은 93조6490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1.8%)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고급차 판매 비중이 늘어나고 금융 부문 매출이 증가하면서 매출액 규모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측은 “장기간의 생산 차질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신흥국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감소하며 수익성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불확실성 높아졌지만 신차로 재도약
올해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현대차는 내실강화와 책임경영을 통해 재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 68만3000대, 해외 439만7000대 등 총 508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새로운 소형 SUV를 성공적으로 론칭하고 그랜저 등 볼륨 차급의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아이오닉, 제네시스 등 주요 전략차종 라인업을 강화해 시장 및 고객 니즈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시장 또한 녹록지가 않다. 미국과 중국은 수요 부진이 예상되고 신흥국은 국가별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미국 시장 수요는 0.2%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보호 무역주의 강화로 대미수출의 압박이 예상되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책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올해 상반기 쏘나타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고, G80 상품성개선모델, 아이오닉 i30 등을 선보인다. 또 미국 공장에서 생산 중인 싼타페를 올해 6만5000대로 증량하는 등 공급을 추가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 시장은 구매세 인하 축소 영향으로 전년 대비 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최 부사장은 “판촉 경쟁보다는 위에동 등 중국 시장 전용 신차 투입과 미스트라(밍투) 등 주력차종 상품성 강화 등을 통해 대응하겠다”며 “고객 직접 참여하는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우수 딜러 중심으로 판매거점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소득 심리 개선으로 판매 감소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브라질은 정치·경제 불확실성 완화로 경기회복 기대되나 높은 실업률, 볼륨 차급의 신차 부재로 판매량 감소를 예상했다.
◇신배당정책 마련·주당 4000원 배당
현대차는 배당 기준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30~50%수준으로 하는 새로운 배당정책을 마련했다. 잉여현금흐름이란 기업에 현금이 얼마나 순유입 됐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에서 운영, 투자로 지출한 돈을 뺀 현금 규모를 뜻한다.
기업들은 잉여현금흐름을 배당 등을 통한 주주환원에 사용할지 또는 미래투자, M&A 등 향후 기업활동을 위해 유보할 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그 배당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한데 의미가 있다.
현대차는 기말배당 주당 3000원과 지난해 7월 중간배당 주당 1000원을 합쳐 주당 총 4000원을 배당한다고 밝혔다. 배당금액은 전년도와 같은 수준이지만 배당성향은 20.0%로 전년대비 3.2%포인트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