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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추가 개방 막았다…이재명-트럼프 첫 회담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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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성 기자I 2025.08.26 15:21:51

이재명·트럼프 대통령 한미 정상회담 마무리
농산물·주한미군 등 민감한 사항은 미뤄져
韓 조선업 기반해 다양한 분야 협력 마련
여권에서는 호평 일색, 야권은 '외교 참사'

[이데일리 김유성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초 가장 큰 숙제였던 한미 관세 협상의 파고를 넘게 됐다. 지난달 30일 관세 합의 이후 약 한 달 만인 25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한국은 긍정적인 결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산물 추가 개방이나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등 민감한 현안은 미뤄졌지만, 큰 틀에서 지난 합의를 뒤집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제든 추가 요구를 하거나 협상 결과를 뒤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등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뉴 노멀’이라고 불렀다.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은 예정 시간을 넘겨 2시간 20분간 진행됐다. 소인수 회담과 오찬을 겸한 확대 회담에서 양 정상은 조선·원전·에너지·항공 등 전략 산업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농산물 추가 개방이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감축 등의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숫자나 동맹 현대화 얘기보다는 양 정상이 서로 호감과 신뢰를 쌓는 시간이었다”며 “분위기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며 미소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이번 협상 핵심이 된 조선


한국은 미국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정확히 공략했다. 무너진 미국 조선업 재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에서 선박이 다시 건조되길 바란다”며 “미국 조선업을 한국과 협력해 부흥시키는 기회를 얻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조선 분야뿐만 아니라 제조업 분야에서도 르네상스가 이뤄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MASGA(미국 조선업 재건)’ 기조가 정례 의제로 올라섰다는 평가다.

정상회담에 이어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조선·원전·항공·에너지·핵심광물 등에서 다수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AI·반도체·조선·원전·콘텐츠 등 거의 전 산업 분야에서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며 “이번 회담을 계기로 총 11건의 계약과 MOU가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도 ‘계약의 양’보다 후속 설계·인허가·조달 등 실행 로드맵이 관건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산 무기 구매와 함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의 조인트벤처(JV) 참여를 거론한 대목은 새 변수다. 그는 “한국이 미국의 우수한 무기를 구매하길 원한다”고 했고, “일본처럼 한국과도 알래스카 LNG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관세 협상 타결안에는 알래스카 LNG가 포함되지 않았던 만큼, 장기 구매에서 지분 투자·JV로의 스케일업 요구가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통상 현안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미국은 한국에 농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모두발언에서 “농민, 제조업자, 혁신가를 위해 시장을 계속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전히 농산물 시장에 대한 불만이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이번 회담에서 농산물 개방이 의제로 오르지 않은 건 한국 측의 ‘최소 피해’ 관리로 평가된다.

안보·외교 등에서 평가 엇갈려

방위비 이슈에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SMA)과 한국의 ‘국방비 증액’이 분리됐다. 대통령실은 SMA 재논의는 없고, 한국이 주도적으로 국방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무기 구매는 “필요한 영역에서 첨단·핵심 자산 중심으로”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대북·외교 레버리지도 열어뒀다. 이 대통령은 올 가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했고, “가능하다면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도 추진해 보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매우 슬기로운 제안”이라고 답했다. 실현 여부는 별개지만, APEC 계기 북미 대화 재개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회담 당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물로 불거진 논란은 강훈식 비서실장의 말대로 “대통령이 직접 사실관계를 설명했고, 오찬에서는 간략히만 다뤄졌으며 별문제 없이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대통령실 간 ‘핫라인’을 구축해 가기로 한 점도 후속 협상 안정 장치다.

외신은 “우려됐던 긴장은 피했다”고 전했다. 공동성명 없이도 충돌 대신 신뢰 구축에 초점을 맞춘 ‘악재 회피형’ 정상외교였다는 해석이다. 국내에선 김민석 국무총리가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후속 조치를 주문한 반면, 야권은 “배웅조차 없었다. 1500억 달러 추가 투자까지 바친 굴욕 외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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