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전쟁중]철강업계 ‘클린’ 특명…환경투자 늘리고 TF 운영

김미경 기자I 2019.03.06 17:15:33

포스코, 3년간 환경분야에 1兆 투입
작년 TF팀 꾸리고 친환경 설비 추진
미세먼지·비산먼지 저감 설비 확충
현대제철, 저질소 무연탄 사용 확대

수도권에 사상 처음으로 엿새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가운데 6일 오후 마포구 소재 건설현장에서 여의도 파크원 건물 공사현장이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이날 마포구 염리동의 미세먼지 농도는 178㎍/m³으로 최악의 수치를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포스코(005490) 포항제철소에 다니는 A모 과장은 요즘 이틀에 한 번꼴로 차를 몰고 출근한다. 미세먼지 비상저감 자발적 조치에 따라 회사 차원에서 차량 2부제를 실시하고 있는 데다, 개인적으로도 쾌적한 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 동참 중이다. A과장은 “삼한사미(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는 뜻의 신조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미세먼지에 일상 생활이 힘들 정도”라며 “주변 환경을 위해서라도 작은 것부터 실천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004020)은 당진제철소 소결로에 저질소 무연탄 사용을 확대하는가 하면, 인천과 포항공장 현장에서는 비산먼지 억제를 위해 사내 도로 등에 살수차를 동원해 물을 뿌리고 있다.

“2차 미세먼지 주요 원인인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저감에 주력하라.” 연일 이어지는 최악의 미세먼지 공격에 최근 철강업계 사업 현장에 내려진 특명이다.

이들 사업장은 지난 1월말 환경부와 51개 대형 민간사업장이 체결한 ‘고농도 미세먼지 자발적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에 따라 특단의 미세먼지 저감책을 실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2021년까지 3년간 환경분야에 1조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미세먼지가 국가적인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선제적인 미세먼지 감소 대책을 내놨다는 분석이 나온다. 철광석과 유연탄을 원료로 쓰는 철강업은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업종으로 꼽힌다.

포스코는 전체 미세먼지의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 배출 저감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발전설비 21기 중 노후한 부생가스 발전설비 6기를 2021년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대신 3500억원을 투입해 최신 기술이 적용된 발전설비를 세운다.

발전설비 15기와 소결로(용광로에 넣기 전 철광석을 가공하는 설비) 3기에는 3300억원을 투입해 NOx 배출을 대폭 낮출 수 있는 ‘선택적 촉매환원 설비’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철강제품 생산 때 발생하는 비산먼지 저감 시설 투자도 확대한다. 3000억원을 들여 먼지가 흩날리는 것을 방지하는 밀폐식 구조물인 사일로 8기(40만t)를 더 짓는 등 옥내저장시설 10기를 추가 설치키로 했다. 환경집진기 증설 등에도 900억원을 투입한다.

이 투자를 통해 포스코는 2022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약 35%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매년 설비투자 예산의 10%가량인 1500억~2000억원을 환경 개선분야에 투자해왔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환경자원그룹 통합허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포항과 광양제철소 등 작업장의 환경 관리를 운영, 친환경 설비 고도화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또 경상북도·대구시와 ‘미세먼지 저감 공동대응 협약’을 하고 저질소 무연탄 사용, 도로·야드 살수 강화, 차량 2부제로 미세먼지 줄이기를 추진 중이다. 포스코 측은 “이러한 노력의 결과 제철소 인근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현대제철도 비상저감조치 의무시설인 당진제철소 소결로에 저질소 무연탄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의무시설이 아닌 인천·포항공장 등은 사내 도로에 살수차를 동원해 물청소를 실시하는 등 비산먼지 억제에 주력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미세먼지 저감 조치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철강업종은 연속 공정의 특성상 가동 시간 조정이 쉽지 않아 현재 가동을 중단하거나 가동시간 감축 등의 조치를 단행한 사업장은 없다.

자료=포스코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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