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금융당국이 제약·바이오 연구개발(R&D) 비용 회계 처리에 대한 감독 기준을 이르면 추석 전 발표할 방침이다. 사전 지도를 통해 시장의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이와 관련, 비조치의견서(No-Action Letter)를 도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비조치의견서는 기업이 신규영업, 신상품 개발과정에서 사전에 법규에 위반되는지 금융당국에 심사를 청구하면 당국이 회신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를 통해 법적 불안정성을 차단한다.
6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달 ‘제약·바이오기업 회계처리 투명성 관련 간담회’에서 언급한 회계처리 감독기준을 기업들이 3분기 결산 준비에 들어가기 전 발표할 것”이라며 “기업들의 결산 작업 시작 전에 적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제약·바이오업종 테마감리 결과를 내놓고 그 다음 순서로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진행중인 테마감리 결과는 감독기준을 감안해 제재·조치하고, 추후 감독기준을 공개할 방침이다.
그는 감독기준에 대해 “국내외 사례를 통해 관련 회사들이 회계처리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합리적 기준을 만들고 있다”며 “그간 기업 실태를 조사했는데 자산화 등을 예외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 사례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비조치의견서 도입 등을 예상했다. 정도진 중앙대학교 교수는 “국제회계기준(IFRS)을 처음 도입한 국가들의 특징은 사후 감독 규제보다 사전 예고통보가 더 강하다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실천 플랜으로 비조치의견서 도입 등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정 교수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회계기준을 지키는 자세를 당부했다. 그는 “기업들이 재무제표를 만드는 이유는 결국 외부 투자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라며 “규제때문이 아니라 기업이 필요에 의해서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에서 제시한 모범사례 수준에서만 공시를 처리해도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약·바이오업계는 지난달 간담회에서 업계의 어려움을 전달하면서 현실적인 가이드라인을 당국에 요청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테마감리로 업계도 자산화에 대한 문제를 충분히 인식했다”면서 “다만 보수적인 감리보다는 시장에 자율성을 보장하고 이끌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간담회에서 새로운 기준을 적용한 회계감리로 재무제표를 수정할 경우에 과거 재무제표까지 소급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며 “과거까지 소급 적용해 만약 4년 연속 적자가 날 경우 상장폐지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측은 “업계 의견을 수렴해 검토중이며 자세한 사항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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