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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드 안 맞아" vs "총수 자본주의 여전"…공정경제법 놓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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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혁 기자I 2020.10.13 17:38:39

13일 자본시장연구원·한국기업지배구조원 토론회 진행
반대 측 "자회사 지분율 상향, 비용 있지만 편익 뭔지 의문"
찬성 측 "특정 가문 지배력 확대에 회사돈 쓰지 말아야"
감사 선임 조건 완화 ''독약조항'' 주장도 "6주 내 선출 가능"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재벌 총수 일가의 전횡을 방지하고 소유지배구조 개선 등을 위해 정부가 발의한 공정경제 3법을 둘러싸고 첨예한 찬반 토론이 진행됐다. “비용에 비해 편익이 있는지 의문으로 공정경제법이란 명칭부터 바꿔야 한다”는 비판이 있는 반면 다른 측에선 “오너 일가가 기업을 마음대로 주무르지 못하게 하기 위한 아주 약한 버전” 등 통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공동 주최한 상법 및 공정거래법 개정 정책토론회가 13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박창균 차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 원장, 채이배 전 국회의원, 유주선 강남대 공공인재학과 교수. (사진=온라인 생중계 화면 캡쳐)
13일 자본시장연구원(박영석 원장)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신진영 원장)은 상법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주제로 온라인 정책토론회를 진행했다. 8월 정부가 제출한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 등 일명 공정경제 3법에 대해 상법과 공정거래법을 주제로 찬반 의견이 대립됐다.

상법 개정안의 골자 중 하나는 다중 대표 소송제로 모회사의 주주가 자회사 이사의 위법행위에 관해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한 것을 말한다. 또 다른 주요 내용은 감사위원 분리 선출로, 최소 1인 이상의 감사위원이 될 이사를 다른 이사와 분리 선임해 총수일가에 대한 3% 의결권 제한 규정을 적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신규 편입 지주회사를 대상으로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기존 의무 지분율을 기존보다 높이는 내용(상장사 20%→30%, 비상장사 40%→50%)이 주요 내용으로 거론되고 있다. 총수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을 상장사와 비상장사 모두 특수관계인 지분 기준을 20%로 일원화하는 등 사익 편취 규제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도 있다.

“감사위원 분리 선출, 기본권 침해”

토론회에 참석한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와 유주선 강남대 공공인재학과 교수는 정부의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비판했다. 비용에 비해 편익이 뚜렷하지 않는데다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게 주된 이유다.

강 교수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란 게 있었는데 이걸 반대하면 마치 괴롭힘을 찬성하는 거처럼 오도가 됐다. 이름 탓으로 공정경제 3법 역시 문제점을 얘기하면 공정하지 않은 걸 원하는 거처럼 비칠 수 있어 상법과 공정거래법으로 부르는 게 맞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다중대표 소송과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상향 조정에 대해선 비용은 들지만 편익이 무엇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감사위원을 분리해서 선임하는 문제가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인데 글로벌 스탠다드로 볼 때 어느나라도 이렇게 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상 확대 등 사익편취 금지 관련 내용은 꼭 실현돼야 한다고 했다.

법률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를 펼친 유 교수는 “감사위원 분리 개정안의 경우 상법상 주주들이 결정한 이사회에서 뽑는 기존 절차를 무시,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다중대표 소송의 경우도 자회사라 하더라도 서로 다른 법인이므로, 다른 회사에 소를 제기하는 건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개정안 오히려 친기업 법에 가깝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와 채이배 전 국회의원은 공정거래 3법 도입 반대 의견을 반박하면서 법안을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재벌 가문의 기업 지분을 소유한 것에 비해 과도한 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는 상황을 바꾸려면 개정안만 가지곤 부족하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회사 자금은 회사를 위해서 써야지 자기 가족에 쓰면 안 되고 회사 사업을 자녀에게 사적 편취하게 내버려 두거나 독려하면 안되는데, 3법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강력한 법안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이사라는 존재는 회사의 구성원인 주주 혹은 다른 이해관계자 중 누구를 대변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급한 논의가 되는 반면 국내는 아직 총수 자본주의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거 같고 이걸 교정하기 위한 것”이라며 “자회사 지분율을 높이는 건 지난 노무현 정부 때로 돌아가는 정도이고 기존 회사들엔 적용도 안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공정경제 3법은 친기업 법에 가깝다. 물론 친총수법은 아니다”라며 “특정 가문이 회사 지배력을 넓히는 데 자기 돈을 쓰는 건 문제가 안 되지만 순환출자에서 나온 가공자금이나 공익활동에서 나오는 돈, 금융소비자 돈으로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 전 의원은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기 하는 등 기업 내 민주주의를 생각해야 한다”며 “공정경제 3법은 주주가 적극적 목소리를 내게 하는 도구인데 미약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개정안 중 전자투표를 시행하는 경우 찬성 주식이 발행주식 총수의 1/4 이상일 필요 없이 주총 참석 주식의 과반이면 감사위원을 선임할 수 있게 결의요건을 완화한 내용은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주총회는 사업보고서 제출 이후부터도 할 수 있고, 주주명부 폐쇄일을 옮길 수도 있고 무엇보다 주총 소집통지를 4~6주 동안 할 수 있다”며 “6주 동안 기간을 준다면 감사선임이 안되는 경우는 극히 일부로, 국회 정무위가 이 독약조항을 반드시 막아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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