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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트레이더들은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구리를 미국으로 실어 나르며 전례 없는 차익을 거뒀다. 이 때문에 미국 밖 재고가 급감했고, 지속적인 미국 수입이 다시 가격을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이어지며 LME 구리값은 지난달 톤당 1만5000달러(약 2007만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의 구리 관세 계획이 물가 상승 우려로 멈춰 섰다는 로이터통신 보도 이후 가격 차이가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다음달 3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선전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확산했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구리 선적도 이미 줄고 있다.
시장에선 관세 결정에 따라 가격이 극단적으로 갈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나티시스는 관세 기대가 구리 시장에 거품을 만들었고 관세가 배제되면 곧 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맥쿼리는 이 경우 가격이 톤당 1만달러(약 1338만원)로 폭락할 수 있지만, 관세가 시차를 두고 발표되면 1만8000달러(약 2408만40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앨리스 폭스 맥쿼리 원자재 전략가는 “가격 방향이 결국 한 사람의 결정에 달린 상황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관세에 반대로 베팅하는 움직임도 살아나고 있다. 코멕스 계약을 팔고 LME 계약을 사는 거래는 관세가 부과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그동안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대형 중개업체 석든 파이낸셜의 마크 베일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몇 주 사이 분위기가 조금 바뀐 것 같다”며 “사람들이 다시 발을 담가볼까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앨러스테어 먼로 마렉스 금속 전략가도 “거시경제를 비관적으로 보고 구리 전반에 매도 포지션을 잡으려는 의욕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시장에선 에너지 가격 급등, 금리 상승, 증시 부진이 구리 수요 전망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지난해 7월 한 차례 허를 찔린 전례가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구리 가공제품에 50% 관세를 매기면서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원자재 구리는 제외했고, 코멕스 가격은 폭락했다.
다만 관세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관세 가능성을 접으면 미국 항구에 쌓인 막대한 재고가 국제 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수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침묵이 이를 막기 위한 의도적인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재고를 사들인 뒤 코멕스 선물을 비싸게 팔아 소폭의 차익을 챙기는 거래가 구리의 해외 유출을 막아, 관세가 철회되더라도 가격을 떠받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가 부과될 경우 다시 급등할 위험도 여전하다. 미 상무부 권고안은 내년 15%, 2028년 30%로 관세를 단계적으로 부과하는 내용이다. 이르면 내년 1월 1일 시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경우 구리가 다시 미국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이미 재고가 크게 줄어든 최대 소비국 중국의 재고 확충 수요와 맞물려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
헬렌 에이머스 BMO캐피털마켓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그들은 아마 이 모든 비축이 지금쯤 끝났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사실 이게 앞으로 2년은 더 간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어떻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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