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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경기위축…강남 아파트마저 '경매行'

오희나 기자I 2023.10.31 19:16:54

올해 강남권 경매진행 수 266건…전년比 274% 늘어
고금리·경기위축 등 시기 마다 강남권 매물증가 경향
"내수경기와 밀접…매물 늘지만 수요 집중 현상 지속"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올 들어 강남권에서 경매로 나오는 아파트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연 7%를 넘어서는 등 고금리가 이어지고 경기도 위축되면서 선호도가 높은 강남권 아파트도 ‘경매행’이 늘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31일 공·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강남권(강남·서초·송파)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66건으로 전년 71건 대비 274.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 아파트는 선호도가 높아서 경매 시장으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그간 주로 한자릿수에 머물던 강남권 아파트 경매물건은 지난해 8월 13건으로 본격적인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더니 올해 3월 30건을 넘어섰다. 이후 △4월 33건 △5월 31건 △6월 35건 △7월 32건 △8월 21건 △9월 34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 매물 건수가 30건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7년 1월(30건) 이후 6년 10개월여만이다. 시장에서는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경기가 위축되면서 당분간 경매물건은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대에 달하고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중단,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제동 등으로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한 것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일부 ‘영끌족’의 매물이 나타날 가능성도 커진데다 이를 받아줄 수요도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 매물은 금리와 경기 등 대외변수에 취약한 만큼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강남권 아파트 매물이 100건을 넘어서고 2009년 9월에는 185건에 달하기도 했다. 이는 200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강남권 아파트가 나오는 이유가 일반적으로 영끌족이 주택담보대충을 갚지 못해서인 경우도 있지만 사업 관련 가압류나 추가 담보대출 등으로 내수 경기와 영향이 있을 때 경매에 나오는 매물이 늘었다”며 “최근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고 경기가 위축된 상황이어서 강남권 아파트 매물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강남권 아파트가 선호도가 높은 만큼 경매 시장에서도 수요자가 몰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강남권 아파트는 수요자가 몰리는 물건이다 보니 낙찰가율이 높고 응찰자 수도 많다”며 “매물은 꾸준히 늘어나겠지만 여전히 수요자가 많이 찾는 시장은 역시나 강남권 아파트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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