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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는 주로 문화 분야나 사회적 약자를 따듯하게 챙겼다. 때로는 국정에 바쁜 문 대통령을 대신해 적극적인 외교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한때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70% 이상의 고공행진을 기록할 때에는 ‘문 대통령보다 김 여사의 인기가 더 좋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 때문에 김 여사가 대내외 일정을 소화할 때 사인공세와 사진촬영은 필수 코스가 됐을 정도다.
‘유쾌한 정숙씨’의 면모를 가장 잘 보여준 것은 지난 2017년 11월 필리핀 공식방문 당시 ‘동포간담회’ 자리에서였다. 필리핀 현지의 한인 출신 유명 방송인인 라이언 방이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곡에 맞춰서 “평창스타일! 평창스타일!”을 연호하며 말춤을 선보이자, 김 여사는 가볍게 몸을 흔들며 말춤을 따라하며 활짝 웃었다. 유쾌한 면모뿐 아니라 헌신하는 영부인상도 도드라진다. 지난 2017년 7월 충북 청주 수해복구 현장 방문이 대표적이다. 단순한 위로 방문이 아니라 직접 고무장갑을 끼고 현장에서 4시간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대통령 부인이 수해복구 현장에서 자원봉사에 나선 것은 전례가 없은 일이었다. 김 여사는 세탁물 건조작업은 물론 폭우로 젖은 가재도구를 정리하며 힘을 보탰다.
막중한 외교안보 및 경제문제를 챙기느라 바쁜 문 대통령이 가지 못하는 지역과 계층을 꼼꼼히 챙긴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장애인·치매 노인·한부모 가정 등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모습은 이제 김 여사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에는 패럴림픽홍보에 적극 나서며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다. 또 해외순방에서 강행군을 이어가는 문 대통령을 대신해 장애인·노인·아동 시설을 둘러보는 건 필수코스가 됐다. 이밖에 해외순방 직전에는 해당국 유학생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우호적 여론조성에 나선 것도 김 여사 특유의 내조외교다.
아울러 전통적인 영부인상에서 벗어나 보다 능동적인 행보도 선보였다. 지난 2018년 11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공식 초청에 문 대통령을 대신해 인도순방에 나섰다. 김 여사는 3박 4일 동안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 및 디왈리 전통축제에 참석하는 강행군을 선보였다. 앞서 2017년 8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문제로 한중관계가 꽁꽁 얼어붙었을 때에는 ‘중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치바이스 전시를 관람하는 소프트외교로 한중간 우호 분위기 조성에 도움을 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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