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에 따라 12월 1일 자정을 넘긴 정부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부의되면서 3일 새벽 0시 48분 가결처리되기까지 약 48시간은 19대 국회의 현주소를 한마디로 압축해 보여줬다.
예산안을 볼모로 중점처리 법안을 끼워넣고 여야 간에 주고받기를 하다가 상임위원회의 법안 심사는 누더기가 됐다. 막판 예산안 수정심사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둔 거대 양당이 각자의 텃밭에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증액하는 등 구태도 여전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1일 저녁부터 2일 새벽까지 이어진 마라톤 협상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원하는 국제의료사업지원법·관광진흥법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원하는 모자보건법·대리점거래공정화법·전공의수련환경개선법을 함께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들 법안은 보건복지위·교육문화체육관광위·정무위 등 해당 상임위에서 법안심사조차 통과하지 못한 법안들이다. 상임위 차원에서 충실한 법안심사도 거치지 않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자구·체계 심사도 없이 지도부 합의로 하루 만에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한 것이다.
법적 절차를 무시한 여야 지도부 간 합의는 불과 몇 시간 만에 제동이 걸렸다. 새정치연합 소속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이들 법안에 대해 국회법이 정한 5일간의 숙려기간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사위 처리를 거부했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국회법 준수를 이유로 2일에는 수정 예산안만 처리를 하고 5개 법안을 포함한 쟁점법안들은 상임위별 심사와 숙려기간이 지난 8일께 처리하는 방향을 여야 원내지도부에 제안했다.
하지만 정 의장이 여당과 청와대의 거듭된 직권상정 압박에 이들 법안에 대해 이날 오후 9시로 심사기일을 지정하면서 결국 자정을 넘긴 시각에 수정 예산안과 함께 총 50개의 법안이 가결처리됐다.
여야는 막바지 합의한 수정 예산안에서 서로의 텃밭인 대구·경북(5600억원)과 호남(1200억원) 지역예산을 수천억원대 순증하는 등 마지막까지 실리를 챙겼다. 여야의 유력정치인들은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지역구 예산을 챙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역구인 경북 경산의 지식산업지구 용수공급시설사업은 20억원이 신규 배정됐고,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지역구인 경기 안양 석수역 주변 하수관로 정비 및 하수박스 설치 사업에 정부안보다 10억원을 추가로 배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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