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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매각논란, 산은…이번엔 '셀프검증' 논란?

김미영 기자I 2021.07.20 19:18:53

노조, 96% 찬성률로 총파업 결의…“배임 고발”
산은, 매각 적정성 자체조사…“결과 예단 못해”
“입찰서류 제출 않는 산은, 국감 때 보자”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KDB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이 졸속 논란 속 후폭풍에 싸였다.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 과정 조사중인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깜깜이식 셀프검증’을 경고하며 벼르고 있고, 대우건설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중흥건설 측과의 MOU(양해각서) 체결 등 이후 매각 작업을 마무리 짓기까지 가시밭길이 펼쳐진 형국이다.

대우건설 매각 반대 삭발식(사진=연합뉴스)
20일 금융권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는 전날 매각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결의했다. 지난 15∼19일 조합원을 상대로 ‘2021년 임금협상 쟁취 및 불공정 매각반대’를 위한 쟁의행위 투표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 85.3%가 참여해 95.9%란 압도적 찬성률로 가결됐다.

노조는 매각 과정에서 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KDBI)가 정상적인 절차를 위반하고 재입찰을 진행, 중흥건설의 인수가격을 본입찰 당시 2조3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낮춰 회사에 약 2000억원의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입찰가격을 조정을 ‘배임’이라 규정한 노조는 법리 검토를 거쳐 산업은행과 KDBI 관련 책임자를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 노조의 반발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대우건설은 작년 기준 시공능력평가에서 업계 6위 대형건설사인데, 중견 건설사인 중흥토건(15위)‘중흥건설(35위)에 매각된다는 점부터 내부 반응이 좋지 않았다. 여기에 매각 과정에서의 인수가 조정은 성난 분위기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노조는 “조합원들이 총파업을 압도적으로 지지한 만큼 그동안 비상식적인 입금 협상을 자행한 KDBI와 회사 매각을 밀실·특혜로 얼룩지게 만든 산은·KDBI를 상대로 총력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했다.

산은이 자체적으로 벌이고 있는 매각 과정 조사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자회사 담당 팀에서 대우건설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의 적정성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매각 공고 없이 24일만에 본입찰을 진행한 점, 중흥건설의 인수가 조정 요구를 수용한 점 등에서 KDBI가 규정·법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단 설명이다. 다만 “조사에 따른 담당자 징계나 조치 여부 등은 결과를 가정을 해서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산은이 자회사인 KDBI를 직접 조사하는 ‘셀프 검증’인 만큼, 엄정한 검증을 기대할 수 없단 게 정치권 일부와 대우건설 노조 측 시각이다. 특히 산은과 금융위원회는 감독권한이 있는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에도 응하고 있지 않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재옥 의원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한 입찰 제안서, 중흥건설의 수정 제안서, 중흥건설 및 DS네트웍스가 제출한 입찰 관련 서류 등 문서들을 제출하라고 했지만, 금융위는 “비밀유지조항 및 현재 진행되고 있는 M&A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제출이 불가하다”고 거부했다. 정무위 한 관계자는 “자회사를 조사하면서 대외비라고 꽁꽁숨기면 나중에 조사 결과를 누가 어떻게 믿을 수 있나”라며 “낙장불입 원칙을 다 깨놓고, 명분을 주려고 조사하는 셀프검증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HMM 매각 때 또다시 이런 일이 벌이지지 말란 법 없다”며 “논란이 쉬이 가라앉지 않고 가을 국정감사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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