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최종구의 금융혁신…남은 과제는

유재희 기자I 2018.11.21 16:51:51
간담회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 연합뉴스)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우리 사회에 금융혁신 요구가 매우 강하다. 현재 금융산업과 시스템 변화가 국민과 금융소비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융혁신의 목표는 규제 개혁과 경쟁으로 보다 많은 혜택을 금융소비자에게 되돌려주는 것이다. 금융혁신 과제들을 더욱 속도감 있고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공언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고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다. 은산분리 완화(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법안 통과를 필두로 신용정보법 개정도 연내 국회 처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빅데이터 사업 활성화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는 얘기다.

그동안 각종 금융개혁이나 규제완화 이슈가 대부분 국회 입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됐지만 최 위원장 특유의 뚝심과 정면돌파로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 위원장의 ‘금융혁신’은 ‘진입규제 혁신’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 진입규제를 완화해 더 많은 플레이어가 금융산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금융권에 경쟁과 쇄신의 바람을 불러일으켜 금융소비자가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게 그가 말하는 금융혁신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를 지정하고 제한된 범위 내에서 시장 테스트를 하게끔 하는 규제 특례를 부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혁신 금융사업자로 지정된 기업은 기본 2년, 추가 2년 등 최장 4년까지 금융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시장에서 실제 소비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험해볼 수 있다. 규제 샌드박스(Sandbox)를 통해 금융 스타트업이 자유롭게 상품과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금융위는 금융혁신기획단을 신설하면서 금융혁신지원특별법 통과를 최우선 과제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입법 논의는 제자리걸음 중이다.

금융그룹의 위험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금융그룹통합감독법’과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 등에 대한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도 최 위원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금융그룹통합감독법과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은 금융분야의 신뢰회복을 위해 시급히 마련해야 할 법률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또 이미 국회 문턱을 넘은 은산분리 완화 법안이나 8부 능선을 넘어 선 신용정보법 개정 법안과 관련해서도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지 않도로 지속적인 검증과 관리가 필요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혁신 법안 중에도 각종 규제 적용으로 시장 진입·안착이 쉽지 않거나 수익모델 등이 매력적이지 않아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진입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제도의 취지나 실효성 등을 고려해 과도한 기준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쟁이 지나치면 많은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며 “또한 정부가 무엇이든 주도적으로 하려고 하면 시장 기능이 망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혁신 과제 추진시 시장의 자율기능을 최대한 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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