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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쁜 한반도’ 북미-남북, 후속회담 릴레이..평화 모멘텀 잇는다

김영환 기자I 2018.06.18 17:14:56

남북, 18일 체육회담 시작으로 개성 연락사무소 점검, 금강산 적십자 회담 등 논의 이어가
철도 및 도로 연결 사업, 산림 녹화 협력 위한 분과회의도 진행..남북 교류 분위기 물씬
북미도 정상회담 후속조치로 폼페이오-北고위급 회담도 예고

18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체육회담’에 앞서 전충렬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오른쪽)과 원길우 북한 체육성 부상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악수하고 있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한반도가 ‘포스트 북미 정상회담’ 국면으로 빠르게 접어들고 있다. 18일 남북이 갖는 체육회담을 필두로, 남북은 물론 북미간 만남도 예고됐다. 정상간 합의를 통해 평화 분위기 조성에 성공한 한반도에 실질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후속회담이 잇따라 펼쳐지면서 비핵화 과정에도 한 발 다가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체육·적십자·철도..남북, 2주간 릴레이 회담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앞서 몇 차례 부침을 겪은 남북간 논의는 북미 정상회담이 마무리되기 무섭게 다음 단계로 옮아가고 있다. 18일 오전 10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체육회담 개최를 신호탄으로 남과 북은 2주간 4차례 가량의 만남을 기약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소를 위한 통일부와 현대아산 관계자 등 17명은 19일과 20일에 걸쳐 개성으로 출퇴근하면서 현지 점검에 나선다.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예정지를 점검했던 관계자들은 본격 개소 준비작업을 시작하면서 남북간 공동연락사무소의 추진에 힘을 싣는다.

뒤이어 22일에는 금강산에서 적십자 회담이 열린다. 남북 정상간 합의였던 ‘판문점 선언’에 명시돼 있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만남이다. 남북은 지난 2015년 이후 3년여간 이산가족 상봉을 하지 않았다. 이밖에도 내주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사업, 산림 녹화 협력을 위한 남북 간 분과 회의도 진행된다.

앞서 남북 고위급 회담과 정상회담 등이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는데 기여했던 만남이었다면 예정된 회담들은 남북간 실제 교류 가능성에 보다 방점을 둔 회동이다. 체육회담을 통해서는 아시안게임 공동참가 문제와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안한 통일농구대회 개최 방안을 논의한다. 남북이 정례적으로 스포츠 이벤트를 할 발판을 만드는 과정이다. 개성 남북연락사무소가 개소되면 향후 북한의 비핵화 진전 여부에 따라 대북 제재 완화 및 개성공단 재개를 노려볼 수 있다. 나아가 남북 관계가 본궤도에 오르면 평양 연락사무소의 개소에도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민간 교류에도 탄력이 붙었다.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는 20일부터 평양을 방문해 3박 4일 체류하며 교류 방안을 논의한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6·15 선언 18주년에 즈음하여 6·15 민족공동위원회 남·북·해외 위원장 회의를 평양에서 개최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도 고위급 회담 이어가..비핵화 로드맵 추진

역사상 첫 정상회담을 치러낸 미국과 북한도 이르면 이번주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후속협상에 해당하는 고위급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미국측에서는 합의문대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나설 것으로 보이고 그 카운터파트가 될 북한 고위급 인사는 아직 불투명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4일 “북한의 주요 비핵화를 앞으로 2년 반 내에 달성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시한을 2020년 말까지로 정했다. 후속 협상 및 비핵화 진행과정이 발빠르게 추진돼야 한다는 의미다. 향후 북미 간 신속한 협상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고위급 회담이 다음주에 열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양 정상이 합의했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이른 시일내에 북미 고위급 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이 실질 교류를 할 수 있는 회담에 나서고 북미가 비핵화 로드맵을 마련하는 회담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면서 양자간 선순환을 볼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반기면서도 제재 완화에는 부정적이다. 이를 남측이 제재의 범위 내에서 남북 교류가 가능한 사업들을 제안하며 비전을 제시해주는 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 및 비핵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힘으로써 향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동시에 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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