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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시한 사례는 매매가격 3억원, 전세금 2억원인 서울 연립·다세대주택이다. 전월세전환율 4.7%를 적용하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4만원 수준이다. 안심신탁을 이용해 전세금 2억원 가운데 최대 80%인 1억 6000만원을 연 3.97%로 빌리면 월 이자는 약 53만원이다.
기존 월세보다 매달 21만원, 연간 252만원을 덜 내는 셈이다. 최초 계약기간인 2년이면 504만원,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4년간 거주하면 1008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전세금반환보증과 전세대출보증에 별도로 가입할 필요도 없어 연간 약 34만원의 보증료도 아낄 수 있다.
이 같은 구조가 가능한 것은 전세금을 집주인이 아닌 HUG가 관리하기 때문이다. HUG가 전월세안정화기구로서 임대인·임차인과 3자 약정을 맺고 전세금 전액을 지정 계좌에 예치받는다. 계약이 끝나면 HUG가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직접 돌려준다.
최인호 HUG 사장은 “전세보증이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사후보증이라면 전월세 안심신탁은 사전 예방책”이라며 “참여하는 임차인의 전세금을 HUG가 관리하기 때문에 전세사기를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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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은 전세금 2억원을 직접 받지 않는 대신 월세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얻는다. 연 4.35%의 약정수익률을 적용하면 월 73만원으로 기존 월세 74만원과 1만원 차이다. 펀드의 실제 운용실적에 따라 임대인이 받는 금액이 달라지지 않고 별도의 운용수수료도 부과하지 않는다.
공실과 연체 위험도 줄어든다. 계약기간 중 세입자가 중도 퇴거하면 새 임차인을 구하는 기간을 고려해 최대 2개월간 HUG가 약정수익을 지급할 계획이다. HUG는 버팀목 전세자금대출뿐 아니라 시중은행과 안심신탁 전용 전세대출 상품 출시도 협의하고 있다.
임대인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세제 지원도 추진한다. 최 사장은 “임대소득세 일부 감면 등 세제 지원은 확정적”이라며 구체적인 감면 폭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14%인 세율이 한 자릿수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등록 임대사업자는 임대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의무가 면제돼 보증료 부담도 줄어든다.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지방으로 이주하는 집주인에게 안심신탁과 주택연금을 결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가 제시한 사례에서는 안심신탁 수익 월 73만원에 주택연금 월 47만원을 더해 총 12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대규모 임대사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별도 지원책도 검토한다. 여러 주택을 보유한 임대사업자가 보증금을 신탁하면 다른 사업장의 사업비나 퇴거자금 등으로 활용하던 유동성이 묶일 수 있어서다. HUG는 이에 대한 유동성을 보증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향후 안심신탁을 통해 받을 월 수익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는 방식도 검토 대상이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안심신탁은 임대차시장뿐 아니라 주택공급 재원으로도 활용된다. HUG는 모인 전세금으로 주택공급활성화펀드를 조성해 HUG가 보증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등에 직접 대출한다. HUG는 연간 15조원의 전세금 예탁을 목표로 제시했다. 가구당 3억원을 맡긴다고 가정하면 약 5만가구 규모다.
HUG가 PF 사업장에 보증을 넘어 직접 자금을 공급하는 것도 처음이다. HUG는 올해 PF 대출보증 목표를 당초 11조원에서 14조원으로 높이고 내년에는 20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최 사장은 “HUG가 최초로 PF 사업에 직접 대출·투자하게 된다”며 “주택공급과 주거금융의 공공 플랫폼으로서 역할이 강화될 계기”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신탁금 규모가 충분히 커지면 여유자금을 공공임대주택 매입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최 사장은 신탁금이 100조원까지 쌓여 임대인에게 약정수익을 지급하고도 20조원의 여유자금이 생기는 상황을 가정해 “서울 빌라 한 채당 평균가격을 4억원으로 보면 5만가구를 매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신탁금이 대규모로 조성될 경우를 전제로 한 장기 구상이다.
결국 관건은 집주인의 자발적인 참여다. HUG도 전세금을 주택 구입 등 레버리지로 활용하거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려는 집주인은 참여 유인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 전세금을 정기예금 등 안정적인 자산에 넣어두거나 공실·연체 걱정 없이 일정한 월 수익을 원하는 집주인을 주요 참여 대상으로 보고 있다.
사업은 의무제가 아닌 선택제로 운영된다. 우선 시세 20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하며 주택 유형이나 임대인·임차인의 소득·자산 제한은 없다. 순수 월세와 보증부월세도 전세로 환산해 참여할 수 있다. 전세금은 일부가 아닌 전액을 HUG에 맡겨야 한다.
HUG는 9월 모집공고와 10월 신청 접수를 거쳐 11월부터 3자 약정을 체결한다. 12월부터 시범 입주를 시작하고 내년부터 본격 시행한다. LH 매입임대주택 500가구도 올해 시범사업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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