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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건 배달 형태의 퀵커머스는 ‘쿠팡이츠 마트’가 먼저 선보였다. 서울 강남·송파·강동·서초구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당초 음식 단건 배달을 놓고 ‘배민원(1)’과 쿠팡이츠가 경쟁을 펼친 것과 마찬가지로 퀵커머스로 무대를 옮겨 B마트원과 쿠팡이츠 마트가 재대결을 펼치게 된 셈이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는 B마트·B마트원이 각각 3000원, 쿠팡이츠 마트는 2000원이다. 두 회사 모두 3만원 이상 배달하면 무료 혜택을 제공 중이다.
배달앱 뿐 아니라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국내 주요 편의점, GS더프레시·홈플러스익스프레스·이마트 에브리데이 등 SSM(기업형 슈퍼마켓)도 이미 퀵커머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자체 모바일 앱은 물론 배달앱인 요기요 및 카카오톡·네이버 주문하기 등을 통해 퀵커머스를 선보이고 있다. 통상 3000원정도 하는 배달비를 면제해 주는 무료 프로모션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문제는 성장하는 퀵커머스 시장 대비 라이더 수는 한정적이라, 향후 배달비가 폭등하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퀵커머스를 시작한 이마트24를 보면, 작년 4분기 기준 배달 서비스 이용이 전분기보다 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퀵커머스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 라이더의 몸값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음식 단건 배달 경쟁에 나선 배달 앱들이 라이더 확보를 위해 ‘총알 경쟁’을 펼치면서, 라이더를 뺏기지 않으려는 배달 대행업체들이 배달비를 큰 폭 인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배민원과 쿠팡이츠 모두 음식점주와 소비자가 나눠 분담하는 기본 배달비는 6000원 안팎이다. 여기에 날씨나 배달거리 등에 따라 붙는 할증까지 더하면 배달비만 1만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배달 대행업체들 역시 한 번 배달에 여러 건의 배달비를 받을 수 있는 묶음 배달을 하면서도, 건당 평균 4000원 중반대 배달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의 경우 현재 라이더가 받는 배달비는 최대 3000원 중반 수준으로 음식 배달보다 상당히 낮아 라이더들이 그닥 선호하지 않는 일감”이라며 “다만 최근 편의점과 SSM은 물론 배달 앱까지 퀵커머스에 공을 들이고 나서면서 음식 배달에 이어 퀵커머스에도 라이더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 배달비 급등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음식 단건 배달 서비스에서 소비자들이 ‘배달비 폭등’ 사태를 겪은 만큼, 퀵커머스도 유사한 사태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서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배달대행업체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시선이 라이더 노동권에만 집중돼 있는데, 라이더 수급 문제를 보다 안정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전국에 산재한 영세 배달 대행업체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며 “배달 앱이나 각 유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라이더 확보에 나서서, 배달비를 끌어올리기 전에 적절한 배달비 기준을 산정할 필요도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