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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경보기 의무화에…보일러업계, "年 700억 시장 잡아라"

김호준 기자I 2020.07.20 16:50:59

8월 5일부터 가스보일러에 CO경보기 부착 의무화
年 700억원 규모…보일러업계 시장 잡기 나서
귀뚜라미, 전기화학식 CO경보기 '세이프온' 출시
경동나비엔·대성쎌틱스, 경보기 전문업체와 제휴해 공급

귀뚜라미 신형 일산화탄소 경보기 ‘세이프온’(SAFE On). (사진=귀뚜라미)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오는 8월부터 가스보일러를 새로 설치할 때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 보일러업계는 일산화탄소 경보기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대응에 나섰다.

20일 보일러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이 오는 8월 5일부터 시행된다. 이는 지난 2018년 12월 강원도 강릉 펜션 가스 누출사고로 고등학생 3명이 사망하자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가 시행한 조치다.

일산화탄소는 액화석유가스(LPG)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연소할 때 발생하는 불완전 연소가스다. 독성이 강하고 감지가 어려워 위험성이 크다.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최근 5년간 총 24건이 발생해 55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지난 5월에도 강원도 춘천에서 소방관 2명이 같은 사고로 숨졌다.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보일러업체들은 가스보일러 판매 시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함께 판매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2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 이미 가스보일러를 설치한 일반 가정의 경우 설치 의무가 없지만,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른 숙박시설의 경우 법 시행 후 1년 내에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

이에 따라 보일러업계는 일산화탄소 경보기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대응에 나섰다.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법적 설치 의무가 없어 시장 규모는 크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개당 6만원대인 경보기와 연간 120만대 수준인 신규 보일러 판매를 고려하면 시장 규모는 연간 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보일러업체 귀뚜라미는 지난달 일산화탄소 경보기 ‘세이프온’(SAFE On)을 출시하며 발 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섰다. 지난 2003년 출시한 ‘가스119’의 후속 모델로, 전기화학식 센서를 장착해 일산화탄소 감지 능력과 내구성은 높이고 소비전력은 낮춘 것이 특징이다. 귀뚜라미는 보일러를 새로 구매하는 고객에게 제품을 함께 공급하고, 기존 보일러를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단품으로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경동나비엔은 가스탐지기 전문업체와 2~3곳과 제휴해 보일러와 함께 판매하는 방식을 준비 중이다. 대성쎌틱에너시스는 가스탐지기 전문업체 하니웰 애널리틱스와 지난달 제휴를 맺고 일산화탄소 경보기 공급에 나섰다.

보일러업계 관계자는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 의무화로 매년 최소 수백억원 대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 예방을 위해 고객들에게 법 개정 내용을 알리고 정부와 협력해 안정적인 일산화탄소 경보기 보급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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