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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대사는 2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열린 ‘대사와의 대화’ 간담회에 참석해 “2017년 태평양사령관 시절에는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와 마주 앉아 회담하는 2018년과 2019년 지금의 상황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면서 이 같이 낙관했다. 이 자리에는 조윤제 주미대사도 함께 참석했다.
더욱이 21일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 2017년 북한과의 전쟁 준비에 대해 “실제적이고 진짜였다(real and true)”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무게감을 높였다. 전쟁까지 고려하던 미국 내 상황을 해리스 대사가 인지하고 있었고 불과 1~2년 만에 대화 기조로 분위기가 바뀐 것에 대한 평가로 보인다.
해리스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례 회담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4번 혹은 5번 북한을 방문했다”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하고 핵실험을 하던 2017년 11월의 나에게는 전혀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은 지난해 2월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대화의 물꼬를 텄다. 이후 판문점 평화의 집과 통일각에서 각각 1차례씩 정상회담을 갖고 문 대통령은 같은 해 9월 평양을 방문해 공동선언을 채택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를 바탕으로 역사상 처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와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나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이끌어냈다.
다만 지난 2월 하노이 결렬에 대해서는 “이런 것(비핵화 과정)들은 시간이 걸린다”고 트럼프 행정부를 두둔했다. 해리스 대사는 “우리가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또 하노이 정상회담이 잘 안 풀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 사람들에게 우리는 1953년 이후 정전상태에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라며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끝난 지 1년이 채 안 됐다”고 상기시켰다. 미국이 북미 대화에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임하고 있다는 점이 재확인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여러차례 “비핵화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조윤제 대사는 “한국과 미국은 입장차가 있을 수 있다. 북한 아동이, 주민이 굶주릴 때 느끼는 것도 다르다. 국가로서 외세 침략 등 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어느 때보다 한미가 뛰어난 협업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노이회담에서 실질적으로 진전이 있었다”며 “너무 낙관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북한의 경제 발전 노선 변화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최고 우선순위는 경제발전이다. 유럽에서 공부한 젊은 사람으로서 김 위원장은 시장경제를 이해한다”라며 “10년간 북한경제는 상당히 변했고 북한 주민도경제의 혜택을 보고 있다. 문제는 진전”이라고 비핵화-제재 완화 필요성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