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현지시간)부터 미국 텍사스에서 진행 중인 제 48회 달 및 행성학회(Lunar and Planetary Science Conference, LPSC)에서 커비 러년 존스홉킨스대 교수를 비롯한 6명의 미국 과학자들은 명왕성이완전한 행성이 될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행성의 지위를 결정하는 것은 모양이나 표면 등 지질학적 특성이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2006년 IAU는 행성의 정의를 내리면서 △태양 주위를 공전해야 하고 △충분한 자체 중량을 가지면서도 구 모양을 취하고 있으며 △공전 궤도 안에 비슷한 다른 천체가 없어야 한다는 등의 세 가지 요건을 채택했다. 당시 명왕성은 공전궤도 안에 비슷한 다른 천체가 있다는 이유로 태양계의 9번째 행성 지위를 박탈당했으며 134340이라는 번호를 부여받았다.
그러나 러년 교수를 포함한 천문학자들은 외부 요건보다는 모양이나 표면에 물을 포함하고 있는지 등의 물리적 특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생물학의 계층적 방법과 유사한 하위 분류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행성 지위를 새로 부여받게 될 천체 수는 100여개에 이른다.
러년 교수는 “우주의 본질적인 특성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IAU의 정의가 쓸모없는 것”이라면서 “과학적 소양과 과학자들이 과학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대중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순간이 있다. 그것은 ‘한 가지에 동의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다만 명왕성의 행성 복권 주장이 미국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돼 온 만큼 과학적이기보다는 정치적인 의도가 더 크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명왕성은 미국인이 발견한 유일한 행성이었기 때문. 지난달 앨런 스턴 박사 등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연구자들과 일부 천문학자들은 행성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한다는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명왕성은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과 달리 궤도면이 다른 행성들의 궤도면과 약 17도 만큼 차이가 나는데 이는 곧 다른 시기에 전혀 다른 과정으로 탄생했음을 짐작케 한다. 또 명왕성을 행성으로 인정할 경우 추가적으로 행성 지위를얻게 될 천체 수가 갈수록 늘고 있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내년에 열릴 IAU 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상정이 될지, 결과가 어떻게 될지 등의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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