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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트위지 어반 익스텐션 시승기 - 도심을 보다 즐겁게 즐기는 방법

김학수 기자I 2017.03.17 22:25:07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2017년, 상반기, 드디어 르노 트위지가 고객 인도를 한다.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차량 인증부터 분류, 지원 등 다양한 부분에서 많은 이야기가 있었던 만큼 이번 소식이 무척 반가웠다.

좋은 소식과 함께 제4회 전기자동차엑스포가 열리는 여미지 식물원과 그 인근에서 르노 트위지를 시승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오랜 시간 동안 시승을 할 수 있던 건 아니었지만 많은 시간 동안 기대감과 궁금함을 자아냈던 트위지를 경험할 수 있어 무척 뜻 깊었다.

르노 트위지는 말 그대로 ‘개인용 이동 수단’의 존재감이 명확하다. 2,338mm에 불과한 짧은 전장과 1,237mm의 전폭, 1,454mm의 전고 그리고 1,686mm의 휠 베이스가 그리는 콤팩트한 체격은 마치 루프랙 스쿠터를 보는 듯 하다.

하지만 차체 앞뒤에 배치된 네 바퀴가 드러나며 ‘초소형 전기차’의 존재감을 명확히 드러낸다. 참고로 트위지의 공차중량은 배터리를 포함하여 474kg이며 시승 차량은 2인승 고급 사양인 ‘트위지 어반 익스텐션’이다.

르노의 감성이 담긴 퍼스널 모빌리티

트위지의 디자인은 말 그대로 ‘르노’ 그리고 ‘퍼스널 모빌리티’의 감성이 충만하다. 하단부를 검은색으로 처리하고, 상단 부분에 색을 입혀 입체적인 감각을 드러낸 투-톤 바디는 르노 고유의 패밀리 룩과 동그란 헤드라이트를 적용했다. 조금 더 날카로운 헤드라이트를 적용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지금 이대로도 ‘도심 속 이동 수단으로는 충분한 디자인’으로 보인다.

측면 디자인은 껑충한 비율에도 불구하고 공기역학을 고려한 듯 뒤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루프 라인이 돋보이며, 창문이 없는 도어는 마치 만에 하나 탑승자가 차체 밖으로 떨어지지 않게 막아내는 모습이다.

차체 하단에는 작은 휠과 타이어가 시선을 끈다. 트위지에는 125/80R 13인치(전륜)와 145/80R 13인치(후륜)의 휠과 타이어가 적용되었는데 투톤으로 처리된 휠이 최근 감각적인 디자인을 뽐내는 르노 디자인을 고스란히 반영한 듯 하다.

후면 디자인은 차체 중앙에 큼직하게 자리한 르노의 브랜드 엠블럼과 트위지 레터링을 더해 차량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으며 후진등과 제동등이 조합된 가로로 긴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적용했다. 르노라는 글로벌 브랜드가 개발한 차량인 만큼 트위지의 디자인 완성도는 무척 높아 보여 디자인에 대한 만족감이 무척 높다.

간결 그리고 명확한 존재감

르노 트위지의 실내 공간은 퍼스널 모빌리티가 갖춰야 할 덕목인 ‘부담 없는 가격’을 충족하고 ‘이동 수단’에 초점을 맞췄다. 고급스러운 패널이나 가죽의 적용 없이 그냥 건조한 느낌이 드는 플라스틱 패널로 구성됐다.

시트 역시 쿠션감이 강하기 보다는 인조 가죽으로 시트를 덮은 정도다. 한편 스티어링 휠 칼럼 아래에 파킹 브레이트와 두 개의 페달이 자리해 간결한 모습이다. 참고로 1열 시트는 4점식 시트 벨트가 적용됐다.

트위지는 마치 스쿠터에서 보았던 무채색의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속도 및 배터리 잔량, 차량 상태 및 기어 등을 표시하며 스티어링 휠은 르노의 일반적인 스티어링 휠 디자인을 적용했다. 다만 오디오 및 공조 기능이 빠져 있는 만큼 좌우 스포크에는 아무런 기능 버튼이 없는 깔끔하거나 허전한 느낌이다.

한편 시승 모델인 트위지 어반 익스텐션은 2인승 모델로 트렁크 공간이 다소 좁은 편이지만 2열 공간에 시트가 마련되어 있다. 시트의 공간이 넉넉하진 않지만 상황에 따라 ‘사람이 탈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해야 한다.

도심 이동에 최적화된 드라이브 트레인

국내에 들어오는 트위지는 최고 속도가 80km/h에 이르는 상위 모델인 ‘트위지 80’이다. 국내에는 단일 모델인 만큼 트위지로 명명한다. 국내에 판매를 앞둔 트위지는 최고 출력 17마력(13kW)와 최대 5.8kg.m의 토크를 낸다.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45km까지 6.1초 만에 가속할 수 있다.

6.1kWh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55km(국내 인증, NEDC 기준: 100km)인데 일상적인 주행으로는 약 80km 가량 주행이 가능하다. 참고로 충전 시간은 220V 가정용 충전기로도 4시간 이내에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경쾌한 드라이빙에 즐거움을 느끼는 트위지

좁은 공간에서 승하차를 편리하게 구현한 걸윙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편안하기 보다는 그냥 ‘앉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 플라스틱 패널, 또 고급스럽지 않은 촉감이 느껴지지만 또 반대로 이동 수단이라는 본질에 집중해 거품을 덜어냈다는 생각에 큰 아쉬움은 없다.

키를 꽂고, 돌려 시동을 걸고, 기어 셀렉트 버튼을 눌러 기어를 바꾼 후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처음 페달 반응은 조금 둔한 느낌, 표현하자면 페달이 무척 무거운 느낌이다. 그러나 트위지 자체의 움직임은 꽤 경쾌하다. 강력한 출력은 아니지만 도심 주행이나 일상적인 주행에서 답답함이 없을 충분한 가속력이 전해지며 디지털 계기판의 속도계가 40km/h까지 빠르게 상승한다.

전기모터의 힘으로 가속하는 만큼 기어가 바뀌거나 노면의 저항이 느껴지지 않는 점은 무척 매력적이다. 르노삼성 자동차의 관계자가 ‘125cc 급 스쿠터와 동일한 수준의 가속력’을 언급했는데, 실제 트위지의 발진 가속력이나 추월 가속력이 딱 그 정도였다. 사실 125cc 급 스쿠터로는 도심은 물론 생각보다 긴 거리를 달리기에도 부족함이 없는데 트위지의 주행감 역시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만족스럽게 느껴질 것 같았다.

스티어링 휠은 EPS가 적용되지 않아서 정차 상태 및 저속에서는 조향 감각이 다소 조금 무거운 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 덕분에 조향 감각이 무척 명확하고 노면에 대한 느낌이 솔직하게 전달된다. 노면이 거친 곳에서야 스트레스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노면 상태가 깔끔한 도심 속에서는 문제될 것이 없으며, 또 막상 주행을 하면서는 다루는 맛을 강조하는 매력 포인트로 느껴졌다.

트위지는 모터와 구동축이 후륜 주변에 위치한 RR(후방 엔진, 후륜 구동)을 택했다. 그리고 르노의 모터스포츠, 특히 F1을 담당하는 르노 스포츠(R.S.)가 설계하고 개발한 차량인 만큼 꽤 스포티한 주행감이 돋보인다. 특히 네 바퀴가 개별적인 움직임이 가능한 서스펜션 구조가 더해지며 프랑스 특유의 달리는 맛이 한층 배가된다.

이번 시승에서는 오랜 시간 트위지를 경험하지 못했던 만큼 실제 주행 거리에 대한 검증을 하지는 못했지만 초소형 전기차 중 유일하게 회생 제동 에너지 시스템을 갖춘 만큼 주행 습관이나 주행 환경에 따라 주행 거리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향후 제대로 된 시승의 기대감이 생겼다.

구매욕을 자극하는 르노 트위지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르노삼성 자동차의 김진호 이사는 트위지를 설명하며 “일반 승용차 주차 공간에 3대까지 주차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처음에는 큰 생각 없이 그 이야기를 들었는데, 막상 트위지를 경험하고 나니 트위지는 진정한 퍼스널 모빌리티로서 도심 속 주차난과 교통난을 해결할 수 있는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에서는 유로L7 그리고 국내에서는 초소형 전기차로 분류되는 트위지는 구매 시 578만원의 정부 보조금과 적게는 20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울산, 서울: 350만원)의 지차체 보조금까지 더해지면 서울에서는 622만원(트위지 어반 익스텐션, 판매 가격: 1,550만원)에 트위지를 구매할 수 있다.

궁금함에 가득했던 트위지는 분명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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