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20조원 규모 평가절하 불가피…” 쫒겨난 印최대그룹 첫 전문경영인 폭탄발언

김형욱 기자I 2016.10.27 16:01:54

사이러스 미스트 타타 전 회장, 임원들에게 이메일 통해 밝혀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갑작스런 해임으로 관심을 끌었던 인도 최대 그룹사 타타그룹의 첫 전문경영인 회장 사이러스 미스트리(48)가 그룹 부실에 대해 폭탄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타타그룹 지주회사인 타타선즈의 미스트리 전 회장은 25일(현지시간) 타타선즈 임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본인 해임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는 동시에 그룹이 1조1800억 루피(약 20조원)의 평가절하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고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인도 최대 그룹사인 타타그룹의 사일러스 미스트리 전 회장. 회사 설립 70년 역사상 첫 비 창업주 일가 전문경영인인 그는 24일(현지시간) 돌연 해고된 후 임원 이메일을 통해 회사 부실 자산에 대해 폭로했다. /AFP
2012년 타타 설립 70여년 역사상 비 창업주 일가로는 처음으로 타타선즈 회장에 선임된 그는 24일 돌연 해고됐다.

그는 이사회 이사직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인도 내에선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갑작스런 해고가 흔치 않은 일인데다 그룹 측이 경영 부실 외 명확한 해고 사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그 이유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그는 이메일에서 그가 취임과 함께 다섯 개의 부실 사업을 이어받게 됐으며 이 계열사들은 모두 평가절하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가 꼽은 부실 사업은 인디언 호텔스와 철강 계열사 타타스틸의 유럽 사업부문과 타타모터스의 승용차 부문, 타타통신의 ‘레거시 핫스팟’ 등이다.

이 부실 사업을 재평가한다면 무려 20조원 규모의 부실이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20조원이면 약 110조원에 달하는 타타그룹 전체 가치의 5분의 1 규모다.

이 여파로 인도 뭄바이 증시에 상장한 타타그룹 주요 계열사 주가는 26일 최소 4% 이상 하락했다. 또 인도 전체 증시를 반영하는 센섹스 지수 역시 0.91% 내렸다.

미스트리 회장은 영국 고급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펼쳐 온 타타를 좀 더 보수적인 기업 조직으로 바꾸려 해 왔다.

일각에선 이 같은 보수적 경영 방침이 양적 성장을 꾀하는 주요 투자자에게 사업 축소로 비쳐 그룹 일가의 불만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세계 최저가 차로 관심을 끈 타타모터스의 나노를 대표적인 부실 사업으로 꼽았다.

200만 원대 국민차 나노는 라탄 타타 회장이 ‘일가족 네 명이 타는 국민차를 만들겠다’는 미담과 함께 관심을 끌었으나 수익을 내지 못한 것은 물론 한때 1000억 루피(약 1조7000억원)의 손실을 냈다는 설명이다.

타타그룹과 미스트리 회장은 이 이메일에 대한 공식 언급을 거부했다.

사일러스 미스트리 전 타타그룹 회장이 대표적인 적자 사업으로 꼽은 타타모터스의 초저가 승용차 ‘나노’.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