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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한 'AI 시리' 안 나와"…애플, 허위광고 소송서 3714억원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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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5.06 09:23:46

美 아이폰 15·16 구매자들 "있지도 않은 기능 홍보"
작년 3월 허위광고 집단소송…1년여만에 합의
역대 최대 규모급 합의금…위법 행위는 인정 안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애플이 음성비서 ‘시리’의 인공지능(AI) 기능을 아직 출시하지 못한 채 광고만 먼저 내보냈다는 이유로 제기된 허위광고 집단소송에서 2억 5000만달러(약 3714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사진=AFP)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2억 5000만달러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합의안을 제출했다. 다만 회사 측의 위법 행위 인정은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판사가 이를 승인하면 애플이 지급하는 합의금 가운데 손꼽히는 규모가 된다.

미국 내 아이폰 16 시리즈와 일부 아이폰 15 모델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지난해 3월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법원에 허위광고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애플은 2024년 당시 존재하지 않았고 지금도 존재하지 않으며 향후 2년 이상 존재하지 않을 AI 기능을 아이폰 판매를 늘리기 위해 홍보했다”며 이를 ‘베이퍼웨어’(vaporware·실체 없이 발표만 된 제품)라고 규정했다. 아이폰 출시 시점에 제공하지 않은 기능들을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광고해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애플은 2024년 9월 아이폰 16 출시 직전 영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으로 잘 알려진 배우 벨라 램지를 내세운 TV 광고를 통해 ‘맞춤형’ 시리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광고에서 새로운 시리는 여러 앱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기기에 저장된 정보를 활용해 특정 사진을 찾아주는 등 사용자를 대신해 작업을 처리하는 기능을 갖출 것이라고 제시됐다. 그러나 애플은 이후 출시 연기를 인정하고 광고도 철회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5월 실적 발표 당시 시리 작업이 “예상보다 다소 길어지고 있다”고 시인했다.

애플의 합의 결정은 다음달 개발자회의(WWDC)를 앞두고 해묵은 법적 부담을 털어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애플은 이번 사건에 대해 “본업, 즉 사용자에게 가장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 이번 사안을 매듭지었다”고 밝혔다.

애플은 2022년 오픈AI의 챗GPT 등장 이후 폭발한 AI 수요에 허를 찔린 뒤 자체 프런티어 모델 개발에는 이르지 못했고, 메타 등 경쟁사에 핵심 인재를 잇따라 빼앗기는 등 AI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보기 드문 잇단 헛발질을 거듭해 왔다. 지난해 12월에는 회사의 AI 부문을 이끌던 존 지아난드레아 임원의 퇴사가 발표됐다.

대안으로 애플은 2024년 오픈AI와 손잡고 시리에 챗GPT를 연동했고, 올해 1월에는 구글과 더 깊은 제휴를 맺어 자사 AI 기능을 구글 제미나이 모델 위에 구축하고 구글 클라우드 인프라까지 활용하기로 했다. 투자자들은 새 AI 기능이 신형 아이폰 교체 수요를 자극하고 AI 구독 모델로 서비스 매출을 끌어올릴 발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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