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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삶 자체를 포기하다시피 한다”며 “언제까지 우리가 외면할 수는 없다”며 방역완화를 시사했다. 정부는 이달 13일까지 적용 예정인 ‘사적모임 6인·영업제한 밤 10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기에 ‘8인·11시’, ‘10인·12시’ 등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적용시점은 이르면 오는 5일(토요일) 혹은 늦어도 다다음주에 대폭 완화하며 적용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한 이슈는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논란의 중심이 됐다. △지난해 12월 거리두기 재적용부터 이어온 국민적 피로감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막대한 피해 △오미크론의 낮은 중증화율 △속속 위드 코로나로 돌아가는 외국 모습과의 비교 때문이었다. 방역 당국은 그간 유행 억제를 위해 거리두기 완화에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여야 가릴 것 없이 대선주자들이 방역완화를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3차 백신 접종자에 대해 24시까지 방역 제한 완화를 꼭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내가 당선되면 자영업자가 자정까지 영업해도 걸리면 사면해주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야당 역시 마찬가지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다른 나라들이 일상의 여유를 찾아가고 있을 때 우리는 그대로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며 “영업시간 제한과 방역패스를 완전히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사이 대구지법의 방역패스 일부 효력정지 등이 섞이면서 정부는 이달 1일부터 방역패스를 잠정 중단했다. 이때 역시 정치적 고려 논란이 나왔고 방역 당국은 “정치권과 언론 등의 문제 제기도 지속해 왔고,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다”며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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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대선을 일주일도 안 남기고 거리두기까지 완화 움직임을 보이자 자연스레 또 ‘정치적 고려가 작동하는 것은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온다. 김 총리는 “늘 강조하지만 오미크론이든, 델타든 코비드 바이러스에는 여야도, 보수·진보도 없다. 크게 다른 게 끼어들 일은 없다”고 말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확산세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3일간 신규 확진자는 13만 8993명→21만 9241명→19만 8749명으로 방역 당국이 예측한 9일(선거일) 23만명 이상, 3월 최대 35만명에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통상 정점 이전 방역을 완화하면 확산세는 더 크게 나타나는데 전 세계 주요국 중 우리와 같은 전략을 쓰는 국가를 찾기가 어렵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불난 집에 부채질도 하고 기름도 붓고 있는 모습”이라며 “노골적으로 국민 건강권보다 정치·경제를 앞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위중증 환자 2000명까지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이날 위중증 환자는 766명이다. 중환자 전담치료병상 역시 2744개 중 50.7%(1391개)만 가동 중이다.
하지만 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확진 임신부가 헬기를 타고 300㎞ 경남 진주까지 이송하는 일이 생기는 등 실제 상황은 통계와는 다른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 교수는 “중등증 병실은 코로나 환자 때문에 거의 다 찼다. 중환자 병상도 1~2개만 남은 상황”이라며 “가용 중환자 전담치료병상 1500개가 넘으면 호흡기 전문의만으로 진료를 볼 수 없는 마비상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김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9일까지 7일간 총리 공관에 머물며 재택치료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