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모저모]인기협 주도 포럼 두고 얼굴 붉힌 ‘박대출·윤영찬’

김현아 기자I 2020.10.07 15:35:48

박대출 “인기협, 의원연구단체 기획해 국회 로비 주도”
윤영찬 “동료 의원 모독 사과하라..윤리위 갈 사안"
포털 증인 출석 입장 다른 여야 간사도 온도차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왼쪽부터 박대출 의원(국민의힘)과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


“네이버 한성숙 대표가 의장인 인기협(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 국회의원 연구단체를 사전에 기획하고 실행한 정황이 있다. 국회에까지 네이버가 손을 뻗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다. 청부 입법 로비 아닌가?(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디지털경제혁신연구포럼에 대해 네이버가 국회의원을 사주한다고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 동료 의원까지 매도하는 것에 개탄을 금치 못하겠다. 협회와 함께 만드는 의원 연구단체는 굉장히 많다. 사과하라.(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7일 오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장에서는 인기협이 참여한 디지털경제혁신연구포럼을 두고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과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얼굴을 붉히는 일이 발생했다.

야당이 국방위 국감에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출석을 요구하고 있는데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와중에, 디지털경제혁신연구포럼 이야기가 불거져 나온 것이다. 해당 포럼은 인기협이 참여하고, 윤영찬 의원이 활동 중이다.

◇박대출 “인기협이 의원연구단체 기획해 국회 로비 주도”

포문을 연 것은 박대출 의원이었다. 그는 “6월 2일 인기협 문서를 보면 21대 국회 개원에 맞춰 ICT 분야 협회와 공동으로 조직하고 운영코자 한다, 굵은 줄로 표시된 위원이 실제 대표 위원이 되고 초선도 가능하다고 돼 있다. 한성숙 대표는 출범식 때 참여해 강연까지 했다. 협회가 의원연구단체까지 하는 것은 청부 입법과 국회 로비 아닌가?”라고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물었다.

이에 최 장관이 “자세한 내용을 몰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고 하자, 박 의원은 “참여한 동료 의원들은 이 포럼을 네이버, 인기협이 주도한 줄 모른다 그런데도 지금 이해진 총수에 대해 국감 증인 채택도 안되고 있다. 방탄 국감해선 안되지 않은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영찬 “사과하라..윤리위까지 갈 사안”

포럼에 참가 중인 윤영찬 의원은 발끈했다. 윤 의원은 “협회와 함께 만든 의원연구단체는 굉장히 많다. 그 연구단체들을 한꺼번에 매도하는 것인가”라면서 “디지털경제혁신연구포럼 출범식 때에는 주호영 대표도 오시고, 야당 대표님이 두 분이 오셨다. 민간 기업이 여야 의원을 휘둘러 국회를 접수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의원님들이 다 허수아비인가? 반드시 사과하라”고 말했다.

그는 “이 포럼은 한국ICT 미래에 대한 산업적 기반 동향이 어떻게 되는지 인터넷 대표 협회인 인기협과 같이 했고, 스타트업포럼과 쇼핑 협회 등 많은 협회가 참여했다. 같이 논의가 된 것”이라며 “그럼에도 마치 협회 유착처럼 이야기 한 것은 모욕이다. 속기록에서 삭제해야 한다. 윤리위까지 가야 한다”고질타했다.

◇권포유착(권력과 포털의 유착)의혹 두고 여야 간사 온도차

박대출 의원은 “제가 특정 위원이 로비 당했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여야 간사도 온도 차를 보였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할 수 있는 말이다. (윤영찬 의원은) 과방위 사보임도 걸린다. 2017년부터 네이버에서 이사와 부사장까지 했고 어제 공정위 검색 알고리즘 조작이슈도 2015년, 2017년 사안이어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능하면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간사는 “정치공세를 할 수 있지만 지켜야 할 선은 있다”면서 “의원연구단체가 밖의 협단체와 논의해서 진행되는 게 무수히 많다. 저도 콘텐츠진흥원, 게임협회 등과 협의하면서 의원연구단체를 만들었다. 동료 의원 폄하는 적절치 않다. 제가 듣기에는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이원욱 국회 과방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하고, 여야 간사에게 국회 주문형비디오(VOD)를 보고 박 의원 발언에 대해 속기록 삭제 여부와 사과 등을 협의하라고 말했다.

◇두 번 정회 끝에 박대출 유감 표명

이 사태는 두 차례의 정회로 이어졌지만 결국 박대출 의원이 유감을 표명하며 질의가 속개됐다. 박 의원은 “저는 진의를 말했지만 동료 의원들이 불편해 하신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태에 대해 해당 포럼에 참여 중인 여야 의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허은아 의원(국민의힘)은 “해당 연구단체는 ICT 산업과 관련 시장 이해가 명확한 팩트”라면서도 “박대출 의원님 말씀은 네이버 의장의 국감 출석을 바라는 정치적 입장 발언이지 않을까 한다.저는 절대 모욕적이라고 느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조명희 의원(국민의힘)은 “지난번 윤영찬 의원님이 ‘(카카오)들어와’ 때문에 상임위가 늦어졌는데 저희는 참았다”면서 “윤리위 이야기 말고 약간의 실수는 서로 이해하자”고 말했다.

반면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네이버가 인기협을 장악했고 인기협이 여야 의원이 다수인 포럼을 장악해 국회가 농락당했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면서 “저도 준회원인데 분명한 명예훼손”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박 의원이 네이버 문제만 지적했으면 불편해도 참을 수 있지만, 동료 국회의원의 명예훼손이 돼 감정적 대응으로 비화된 것”이라면서 “이 문제를 해명하지 않으면 해당 포럼이 깨진다. 언론에서 아마 전수조사 들어갈 것이다. 포럼을 위해서도, 동료 의원 활동을 위해서도, 사과를 해주시는 게 맞다. 대신 네이버 질의는 계속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