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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약 1000억원을 투입해 10조원가량의 경제적 효과를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1999년부터 FIFA에 후원하고 있는 현대차(005380)는 계약 내용에 따라 금액은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결승전만 해도 전 세계 약 8억명이 시청하는 대형 이벤트로 광고 노출효과만 1조원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한 마케팅 업체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인지도가 10% 상승해 약 6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도 10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약 9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상세한 수치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월드컵은 세계인의 축제로 브랜드 노출 효과가 상당히 크다”라며 “투입된 금액 대비 상승한 브랜드의 유무형 가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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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시아스 꼬레아(Gracias Corea·감사합니다 한국)!”
한국이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에서 세계 1위 독일을 이기는 반전 스토리를 쓰자 극적으로 16강 티켓을 거머쥔 멕시코에서 분 한국 열풍을 함축한 말이다.
한국에 대한 관심은 멕시코에 공장을 만들고 진출해 있는 기아차(000270)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멕시코 법인 공식 페이스북에 접속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멕시코 기아차 주재원에 대한 지역 내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직원들의 개인 페이스북에 ‘친구 추가’ 요청도 잇따랐다.
이러한 분위기가 기아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차량에 대한 구체적인 문의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기아차는 멕시코 환경검찰총장이 친환경정책을 실시하는 기아차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지금 타고 있는 쏘렌토 외에 쏘울을 추가로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멕시코의 국적기, 맥주, 과자 회사 등은 한국인과 기아차 직원들을 위한 무상 제공, 할인 등 파격적인 혜택도 이어졌다”라며 “현지에서 멕시코인들의 반응을 보니 작은 축구공 하나가 가진 위력이 새삼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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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전통적으로 월드컵 개최지역에 지속해서 공들였다. 올림픽 기간 내 선수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식 차량을 전달하기도 하고, 인기 차종은 ‘월드컵 에디션’으로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데 활용하기도 했다. 이후 강화된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현지 판매량 증대에도 힘썼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계기로 떠오르는 신흥시장인 러시아에 지역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가 신(新)북방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한·러 자유무역협정(FTA)가 재추진되면서 해외 전략 시장으로 삼는 것도 한몫했다.
이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지 생산 및 판매 현황 점검을 위해 러시아로 향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싱가포르 경제 사절단에 참여하는 대신 신흥시장 강화에 나선 것.
그는 지난 6일 김포국제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러시아 이르쿠츠크를 거쳐 현대차 러시아 공장이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해 현지 시장을 점검했다. 이후 8일에는 유럽 체코공장 생산 점검에 나섰으며, 11일에 다시 러시아로 돌아와 생산·영업 현황을 점검한 뒤 14일 오전 8시께 귀국했다.
올해 러시아 지역에서 현대·기아차 판매는 호조세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러시아에서 전년 동기 대비 27.3% 늘어난 19만8249대를 판매했다.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상반기 21.7%에서 올해 23.3%로 1.6%포인트 올랐다.
러시아 친환경차 시장도 공략한다. 외신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폴리테크닉대학과 합작해 전기차 엔지니어링센터 구축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