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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수백만명의 소셜미디어 팔로워를 거느린 MAHA 주요 인사 6명은 한목소리로 트럼프 행정부와 케네디 주니어 장관에게 “환멸을 느낀다”고 성토했다. 이어 하나같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투표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MAHA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본뜬 명칭이다. 케네디 주니어 장관이 2018년 몬산토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세계 최초로 제초제 ‘라운드업’의 발암 책임을 인정하는 배심 판결을 이끌어내며 내건 슬로건으로, 백신 회의론자·유기농 식품 지지자·환경운동가·대체의학 신봉자 등을 중심으로 풀뿌리 연합으로 발전했다. 핵심 지지층은 백인·여성 유권자다.
케네디 주니어 장관은 2024년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같은 해 8월 후보직을 사퇴하며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했고, 이 선언과 함께 MAHA 표심도 트럼프 진영으로 쏠렸다. 당선 이후 케네디 주니어는 보건장관으로 기용돼 MAHA 진영에 ‘상징적 승리’를 안겼다.
그러나 좋은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MAHA의 핵심 가치를 정면으로 뒤흔드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다. 제초제 ‘라운드업’의 주성분이자 일부 과학자들이 발암 의심 물질로 지목해온 글리포세이트의 생산을 오히려 확대하라는 내용이 담겨 MAHA 지지자들에겐 치명적인 배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백악관은 식량 안보와 탄약 원료 공급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MAHA 진영은 납득하지 못했다. 케네디 주니어 장관이 ‘뒤늦게’ “만족스럽지 않다”고 밝힌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최대 곡창지대인 아이오와주에 거주하는 트리샤 부시(35)는 라운드업 성분에 노출돼 비호지킨 림프종(혈액암)을 두 번이나 앓은 환자로, 글리포세이트를 암의 원인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는 “케네디 주니어가 나 같은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배신당한 기분은 처음”이라며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투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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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대상은 글리포세이트뿐만이 아니다. 백신 회의론자들 사이에서는 “백악관이 케네디 주니어 장관의 간판 이슈인 백신 문제를 틀어막고 있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실례로 MAHA 진영의 ‘여신’으로 통하는 웰니스 인플루언서 케이시 민스 박사의 공중보건국장 인준까지 공화당 상원에서 고전 중이다. 수전 콜린스(메인)·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 의원과 빌 캐시디 상원 보건위원장이 지지 의사를 유보하고 있다. 이에 MAHA 정치행동위원회(PAC)는 캐시디 의원과 맞붙는 공화당 예비선거 도전자를 지원하며 ‘괘씸죄 응징’에 나섰다. 다음 달 루이지애나 유권자들이 투표소로 향하는 첫 시험대가 기다린다.
위기감을 감지한 백악관은 최근 MAHA 인플루언서들을 집무실로 초청해 트럼프 대통령과 20분간 면담토록 했다.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과 스티븐 밀러 부보좌관이 메시지 전략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보수 청년단체 터닝포인트USA 소속 웰니스 팟캐스터 알렉스 클라크는 “이들은 갈 곳이 없다. 자신의 표가 소용없다고 느낀다”며 “민주당은 우리에게 관심이 없고, 공화당은 거짓말을 했다고 느낀다. 투표할 계획이 없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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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기회를 포착했다. 코리 부커 상원의원(뉴저지)은 백신 문제에선 케네디 주니어 장관과 강하게 부딪히지만 식품 안전 이슈에서는 결을 같이한다. 그는 최근 바이엘(라운드업 제조사 몬산토의 모회사)을 상대로 한 대법원 소송에서 원고 측을 지원하는 법정 의견서를 제출했다. 유기농 농부 출신 셸리 핀그리 하원의원(메인)은 오는 27일 대법원 앞에서 열리는 MAHA 진영의 ‘국민 vs 독’(The People v. Poison) 집회에서 연설할 계획이다.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 셀린다 레이크는 “경합주(스윙 스테이트)에서 케네디 주니어 때문에 트럼프를 찍은 독립·부동층이 승패를 가른다”며 “민주당은 2024년에 이들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케네디 주니어 장관이 ‘마하 맘스’(MAHA Moms)라 부르는 이 유권자들을 스스로는 ‘오가닉 맘’(Organic Moms)이라 부르며 “민주당의 자연스러운 지지층”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곧바로 민주당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백신 이슈와 정부 불신이라는 근본 성향이 민주당과 어긋나기 때문이다. 앞서 배신감을 표했던 부시 역시 “나는 어떤 정당에도 속하지 않는다”면서도 아이오와 주지사 선거에서는 MAHA 팩(PAC)이 지지하는 공화당 농부 후보를 돕고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견인한 한 축이었던 MAHA 지지자들이 지금은 갈 곳이 없어 부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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